컬리 냉동생지 매출 전년比 66.6%↑

업계 가격인상에 4월 빵 물가 6.4%↑

삼양사·SPC삼립 등 홈베이킹 수요 공략

지난 4월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삼성웰스토리 F&B 비즈페스타’를 찾은 참관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
지난 4월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삼성웰스토리 F&B 비즈페스타’를 찾은 참관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고물가에 집에서 저렴하게 빵을 만드는 ‘홈베이킹’이 인기다. 업계는 간편하게 빵을 만들 수 있는 ‘냉동생지’를 앞세워 홈베이킹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마켓컬리 냉동생지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6% 성장했다. 냉동생지는 빵이 되기 전 1차 발효와 성형을 마친 반죽상태를 그대로 냉동한 제품이다. 보관 기간이 길고, 오븐·전자레인지 등으로 해동 후 구워 취향에 맞게 빵을 만들 수 있다.

냉동생지 인기는 고물가와 관련이 있다. 예컨대 시중 베이커리에서 판매되는 소금빵 가격은 3000원 안팎이다. 반면 마켓컬리 이날 기준 소금빵 완제품 가격은 1개당 2000원대 후반이고, 냉동생지 제품은 2000원대 초반부터 가격이 책정됐다. 동일한 제품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냉동생지 제품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가공식품 물가는 4.1% 오르며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빵 물가지수는 138.45로 전년 동월 대비 6.4% 올랐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38)를 웃도는 수준이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3~4월 업체들이 가공식품 가격을 한꺼번에 올렸다”며 “그간 누적된 인건비, 환율, 원재료 상승, 경영비 부담이 누적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와 SPC의 파리바게뜨는 올해 초 주요 원재료, 각종 비용 상승을 이유로 대다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일각에서는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현상을 지목하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빵플레이션’에 홈베이킹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제품을 늘리고 있다. 삼양사는 식자재유통 브랜드 ‘서브큐’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르면 연내 인천2공장에 냉동생지 생산라인 증설을 마치고 생산량을 늘린다. 삼양사는 기존 밀가루, 설탕 등 소재 사업과 연계해 원가를 절감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누리겠다는 구상이다.

SPC삼립은 2023년부터 홈베이커리 브랜드 ‘레디비(ReadyB)’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냉동생지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브랜드 ‘베키아에누보’를 통해 냉동생지를 판매 중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는 냉동생지 시장규모가 2020년에는 413억원에서 2030년까지 B2B(기업간거래)를 포함해 1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5% 수준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지속으로 홈베이킹 수요에 맞는 냉동생지 제품이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가리지 않고 인기”라며 “빵은 품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 기업이 내놓는 신제품 종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 서브큐 ‘페이스트리 소금빵’ 냉동생지 [삼양사 제공]
삼양사 서브큐 ‘페이스트리 소금빵’ 냉동생지 [삼양사 제공]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