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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안전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비트코인이 다시 위험자산인 주가지수와 높은 동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 협상 진전 등으로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비트코인과 나스닥100 지수 간 상관관계가 다시 강화되는 추세다.
17일 헤럴드경제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비트코인과 나스닥 그리고 금 현물 시세의 상관계수를 각각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나스닥100과 비트코인의 상관계수는 0.72로 전달(0.58)대비 급등했다. 상관관계가 양수이면 두 자산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음수이면 반대로 움직인다. 나스닥100이 오름폭을 보인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한 것이다.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의 상관계수는 ▷1월 0.89 ▷2월 0.74 ▷3월 0.80 등으로 올 1분기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은 나스닥100과 0.6~0.8 수준의 동조화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관세 발언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비트코인과 주가지수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달러화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졌고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 금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금 현물과 비트코인의 상관계수는 0.74로 집계됐다.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뒤부터는 ‘디지털 금’이라는 인식이 자산 시장에 확산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달 들어 금과 비트코인의 상관계수는 -0.45로 전환되며 두 자산 가격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으로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고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자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줄어들었다. 한때 온스당 3400달러까지 상승했던 금값은 최근 32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달 8일 기준 10만3000달러를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금과의 동조화 흐름을 보이며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재평가되는가 했지만 자산 성격이 다시 불확실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과 금 현물 상관계수는 지난 1월 0.71 ▷2월 -0.11 ▷3월 -0.1로 나타났다. 특정 시기에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가도 자산 가치가 반대로 움직이는 등 예측 하기 힘든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위험자산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 유리엔 티머는 “비트코인이 금과 투기자산의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고 분석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유동성과 증시 성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