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업 진흥 기본계획 발표

2030년까지 산업 규모 1.7배 성장 목표

200억 규모 특화 펀드·IP 상품시장 활성화

한국 제작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가 북미 개봉 2주차에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킹 오브 킹스’는 개봉 둘째 주 금요일인 18일(현지시간) 기준, 북미 3535개 영화관에서 662만8000달러(약 9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에인절스튜디오]
한국 제작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가 북미 개봉 2주차에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킹 오브 킹스’는 개봉 둘째 주 금요일인 18일(현지시간) 기준, 북미 3535개 영화관에서 662만8000달러(약 9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에인절스튜디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모든 연령층이 즐기는 문화 산업으로 거듭난다. 정부가 2030년까지 애니메이션 산업 규모를 약 1.7배 늘어난 1조90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200억 원 규모의 특화 펀드도 올해 신설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2025~2030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신기술 발전에 대응해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외연 확장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서다.

애니메이션은 영화, 게임, 광고 등 영상 산업의 핵심 기술이자 기초 분야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가상 인간(버추얼 휴먼)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확산으로 애니메이션의 수요층이 전 세대로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영유아 중심의 제작 구조, TV 방송 중심 유통, 열악한 제작 환경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 문체부는 이를 극복하고자 ▷투자 확대 ▷지식재산(IP) 가치 극대화 ▷문화 상품화 ▷해외 진출 ▷신기술 기반 확장 ▷전문인력 양성 등 6대 전략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한국 제작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알사탕’이 제97회 아카데미시상식 단편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았다. [도에이애니메이션]
한국 제작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알사탕’이 제97회 아카데미시상식 단편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았다. [도에이애니메이션]

문체부는 애니메이션 산업 규모를 2023년 1조1000억 원에서 2030년 1조9000억 원으로, 수출 규모는 1억2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 원)에서 1억7000만 달러(약 2400억 원)로 확대한다. 종사자 수는 6417명에서 90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올해 200억 원 규모의 애니메이션 특화 펀드를 신설하고, 2029년까지 총 1500억 원을 조성한다. 또한 국제 공동제작 시 국내 제작이 일정 비율 이상일 경우 제작비 일부를 환급하는 방식으로 해외 투자 유치도 독려한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청장년층 대상 애니메이션 제작과 OTT, 숏폼 플랫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대응한 콘텐츠 제작도 지원한다. 웹툰, 웹소설 등 원소스 콘텐츠와의 연계 및 AI 활용 파생작 제작 등을 통해 IP 수명을 연장하고 수익 모델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문화 상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반도 마련된다. 캐릭터, 숏폼, 버추얼 휴먼 IP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중소 콘텐츠 기업과 대기업 간 협업을 유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중화권과 동남아에서 열리는 주요 애니메이션 마켓에 한국 공동관을 설치해 국내 기업의 참여를 지원한다. 더빙과 자막 등 현지화 작업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재외 한국문화원과 콘텐츠진흥원 해외 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한 통합 마케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기술 기반 산업 확장에도 적극 나선다. AI를 기반으로 한 영상 콘텐츠 제작과 유통, 관련 기업 육성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AI 학습 데이터셋 구축 및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신기술 기반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제2기 애니메이션 진흥위원회’도 새롭게 구성한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도 다진다. 웹툰, 웹소설의 애니메이션화 수요 증가에 대응해 기획 프로듀서와 시나리오 작가를 집중 키운다. 아울러 AI를 기술에 접목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 교육과정을 강화해 산업 전반의 인재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용호성 제1차관은 “이번 계획은 애니메이션을 전 세대가 즐기고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 전략”이라며 “현장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실효성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