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로 발표된 트럼프 관세정책
씨티 성장률 -0.38%, 모건스탠리 수출 -0.3%P
암울한 전망 속속 나와, 0%대 성장 가능성 커져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신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0.3% 이상 떨어질 수 있단 경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엔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사라진다는 분석이 근거가 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 상호관세(Sharper than expected US reciprocal tariff)’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연간 최소 -0.375%의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예상보다 강력한 수준의 미국 글로벌 상호관세가 발표됐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도 성장률 충격을 예상했다. 캐슬린 오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 예상보다 가혹한 관세(Reciprocal Tariffs: Harsher Than Expected)’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IT) 제품에 대해서만 관세를 계산했을 때 30bp(1bp=0.01%포인트)의 수출 하방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리나라에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발표 직후엔 혼선이 있어 26%로 전해졌지만, 이후 정부 확인을 통해 25%로 확정돼 전달됐다.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는 FTA 협정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호주, 칠레, 콜롬비아 등 11개국은 기본관세율인 10%의 세율을 적용받았다. 이스라엘(17%), 요르단(20%)도 한국보다 낮았다.
이날 상호관세 발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앞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캐나다와 멕시코 정도만 한국과 세율이 동일했다.
예상보다도 강력한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이 고꾸라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씨티는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0%로 이미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그 당시 예상했던 충격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관세 정책이 발표되면서 성장률이 0%대 후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앞선 전망치(1.0%)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전망으로 살펴봐도 상황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발표한 비관 시나리오보다 이번에 발표된 관세 정책이 더 비관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당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포함된 비관 시나리오에선 올해 성장률이 0.1%포인트 추가로 떨어져 1.4%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여기서 더 성장률이 떨어진다면 1%대 초반이 된다.
이와 관련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는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 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었으며 주요국의 대응 등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협상에 따라 우리나라에 미치는 충격이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한은 현지정보에 따르면 노무라는 “오는 9일로 시행이 연기된 것은 관세가 향후 인하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며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도 “강하게 발표가 나온 것은 맞지만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며 “이후의 보복조치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th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