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지수 상반기에도 오름세 전망
라면·과자 등 원재료 수입 단가 부담 확대
식품 업계, 올해 40여곳 도미노 가격 인상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식품 업계가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먹거리 물가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원재룟값의 오름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전쟁과 트럼프 2기 관세정책, 이상기후 등 영향이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 달 새 곡물·유지류·유제품·설탕의 국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 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지난해 3분기 107.6에서 4분기 109.0으로 상승 전환했다. 곡물 선물가격지수는 2022년 2분기를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4분기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높은 값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물가격지수는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단가에 영향을 미친다. 구매 시기 곡제 곡물의 선물가격, 국내 반입 시점의 환율 등에 의해 결정되는 곡물 수입단가 지수도 요동치고 있다. 곡물 수입단가는 100 수준에 머물렀던 2021년 1분기 대비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라면, 과자 등 곡물을 주요 원재료로 하는 업종의 원가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곡물 뿐만이 아니다.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7.1로 전월 대비 1.6% 상승한 가운데,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6.6% 뛴 118.5로 집계됐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4.0% 상승한 148.7이다. 팜유, 유채유, 콩기름, 해바라기유 등 유지류 가격지수는 2.0% 오른 156.0이다.
초콜릿 등에 활용되는 코코아 가격도 오름세가 심상찮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당 9697달러로 전년 대비 21.7% 올랐다. 코코아는 과자, 초콜릿 등에 사용되는데 지난해에도 2023년 대비 140.8%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에 따라 식품 업계에서는 올들어 40여개 기업이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오비맥주와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의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외식 업계에서도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노브랜드버거 등 주요 햄버거 브랜드가 모두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투썸플레이스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의 케이크 가격은 4만원에 육박했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한 당분간 식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하는 의존하는 원재룟값 대부분이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비축분을 미리 구매하는 구조이지만 달러 강세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원재료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원료구입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 등으로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에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먹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기업들도 경제 부진을 이유로 투자 등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newda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