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 청 SC그룹 북아시아CIO
‘10% 조정 1년뒤 10%수익’ 전례
金 연말까지 상승, 투자비중 7%로
韓 메모리칩·소비재 등 전망 밝아
“최근 미국 증권시장이 약간 조정을 받았지만 이러한 조정장이 오히려 퀄리티 있는 주식을 매수할 좋은 기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쏘아 올린 ‘관세 전쟁’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레이몬드 청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북아시아 지역 최고투자전략가(CIO)는 최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전히 미국 주식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홍콩 출생의 청 CIO는 JP모건, 중국교통은행, 중국국제은행 등을 거쳐 현재 SC그룹에서 중국, 홍콩, 대만, 한국 등 4개 지역의 투자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청 CIO는 “유명한 반도체 기업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미국에서 내수를 위주로 하는 기업, 즉 금융주나 중·소형주, 기술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주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지금의 복잡하고 변동성이 큰 시장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 당장 약세지만 미국 주식의 비중을 가장 높게 가져가야 한다는 게 청 CIO의 판단이다.
청 CIO는 “미국 경제 지표가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럽 같은 다른 시장의 경제 성장률이 훨씬 높거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올해 미국 장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았고 상대적으로 유럽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에 성과에서 격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닝 컨센서스(시장예상치)가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향후 12개월 미국에 상장된 기업의 이익이 전년 대비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달러 약세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약화 흐름이 전망되나 지금보다 훨씬 약화하진 않을 것”이라며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미국인덱스(DXY)가 100~106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거래 패턴을 봐도 미국 장이 10% 이상 조정을 받은 뒤 6개월 이후에는 평균적으로 5%, 12개월 이상까지 보면 10%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청 CIO는 전했다.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지지선도 현재 수준인 5302 정도로 예상된다고 했다.
금에 대해서도 거시경제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헤징(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고 구조적으로도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늘려가고 있는데 ‘중국 보험사’라는 수요를 견인할 새로운 요인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청 CIO 설명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보험사가 순가치자산(NAV)의 1%를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14억명 인구를 가진 중국의 보험사는 보험료 규모가 크기에 투자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대략 금의 글로벌 실물 수요가 6% 증가한다는 게 SC그룹의 계산이다.
게다가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면 예금 이자를 놓친다는 생각에 금을 덜 사는 경향이 있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금 매수의 기회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청 CIO는 “연말까지 금은 최고가를 계속 경신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청 CIO는 “금 투자 비중을 6~7% 정도로 권장하고 5%는 현금으로 보유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나머지 85~90% 정도의 자산을 글로벌 주식과 채권을 6대 4의 비율로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또한 글로벌 주식의 절반 이상은 미국 주식으로, 채권의 30%는 미국 등 선진시장 국공채로 채우라고 그는 조언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의 경우 금리가 현재 4.25%에서 4%로 연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안전한 자산이면서도 어느 정도 수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에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한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많은 국가가 예외 없이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아시아로 흘러갔던 자금이 빠져나오는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 CIO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 분야와 소비재를 지목했다. 특히 기술기업에 대한 전망이 밝은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이 AI를 대중화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부문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경우 메모리칩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메모리칩 제조 기업이 AI 발전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며 “AI 사용이 늘면서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심리가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 노트북 등 수요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재와 관련해선 “중국 소비자 수요에 영향을 받는데 최근 중국 정부가 내수 경제 부양을 위한 정책을 많이 내고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의 실소득이 증가하면 좋은 품질의 한국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일부 투자자가 대안 투자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고려하고 있는데 연준의 금리 인하나 트럼프의 관련 규제 완화의 수혜를 거둘 수 있다”면서도 “주요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는지, 특히 규제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있는지 지켜봐야 하는데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