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간첩놈들, 기다려라 낫들고 간다”

경기 용인동부경찰 공중협박 혐의 첫 구속영장

수원지법 “구속 상당성 소명 부족” 기각 판단

2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자하문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를 막고 있는 경찰차 이동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2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자하문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를 막고 있는 경찰차 이동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울 것이라는 협박 글을 올린 30대가 구속을 피했다. 공중협박 혐의로 경찰이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법원은 구속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 발부를 불허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이성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중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영장심사에서 기각 판단을 내렸다.

이 부장판사는 “구속의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10시께 소셜미디어(SNS)에 “간첩놈들 업애뿌야지”, “기다려라 낫들고 간다” 등의 글을 올려 불특정 다수를 향해 협박한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인화물질과 흉기를 가지고 불특정 다수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발언도 SNS에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12·3 계엄 사태 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관련 글과 영상을 접하고 감정이 격해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SNS 이용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흘 만에 A씨를 검거했다.

사건을 맡은 용인동부경찰서는 A씨 자백 등을 토대로 볼 때 지난 18일 시행된 공중협박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18일부터 시행된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박죄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해 법정형이 더 무겁다. 서현역 및 신림역 살인 사건 이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중을 대상으로 협박이 지속되자 현행법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설됐다.

이른바 ‘살인예고글’을 쓴 피의자를 공중협박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수사 방향이나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