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스위스, 현재 미국 출장 소화
글로벌 AI·SMR 기업 대표와 만나
미 해군사관학교에도 방문
세계 최대 에너지 행사 참석 중
그룹 핵심 사업 키우기 위한 행보
경영 전면에 나선 이래 그룹 실적↑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대표이사 [헤럴드·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13.7ec222d2efdd48e8be4f9b94235711f0_P1.jpg)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대표이사가 핵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올 들어 비행기를 타고 지구 한 바퀴 거리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기업 대표와 만나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협업을 약속하는 것은 물론 미 해군사관학교에 방문해 군함 경쟁력을 소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래 HD현대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 내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팰런티어 사무실에서 정기선(오른쪽) HD현대 수석부회장과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 대표가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HD현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13.f17ace353ae54746aca14c0578bb65b5_P1.png)
13일 재계에 따르면 정 대표이사는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래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2025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로 이동했고, 지난 4일부터는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스위스, 미국 이동 거리는 왕복으로 3만8000여㎞이다. 이는 지구 둘레 1바퀴(4만㎞)와 맞먹는 거리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이번이 3번째이다. 포럼 기간 정 수석부회장은 토탈에너지스 등 글로벌 기업에 HD현대 미래 비전을 소개했다. 미국 출장 기간에는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이하 팰런티어) 대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등과 만남을 가졌다. 7일(현지시간)에는 미 해군사관학교에 방문했다. 14일(현지시간)까지 미 휴스턴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에너지 행사인 세라위크에도 참석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등이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12.0bdf9d939d9b4d558c2fd5f4d8d5ee63_P1.jpg)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출장은 HD현대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만난 팰런티어, 테라파워는 HD현대 미래 먹거리인 AI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 SMR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업이다. 팰런티어는 AI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테라파워는 미국 기업 중 최초로 4세대 SMR 착공을 진행했다. 스마트 조선소, SMR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려는 HD현대 입장에서는 팰런티어, 테라파워와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소개한 것도 스마트 조선소이다.
미 해군사관학교 방문는 HD현대의 군함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은 자국 해군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한국 조선소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90척이 넘는 군함(잠수함 제외) 건조 경험을 갖고 있는 HD현대로서는 미국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HD현대는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조선소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왼쪽) HD현대 수석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생도들과 만남을 가졌다. [HD현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13.a5f6da2f70cb49119209966d7dcb0f02_P1.jpg)
정 수석부회장은 미 해군사관학교 방문 당시 HD현대가 이지스구축함 5척을 건조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조선·해양 분야 혁신의 원동력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2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한 이래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선, 정유, 건설기계 등 기존 사업 강화는 물론 수소, AI, SMR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과거 현대중공업그룹 당시 딱딱한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행됐던 사명 변경 작업도 주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래 HD현대 실적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매출 67조7656억원, 영업이익 2조983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5%, 46.8% 증가했다. 조선 시황 반등 등 대외적 변수가 작용한 데 따른 결과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추진한 변화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그룹의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I 전문 조직인 AI 센터를 출범했다.
확실한 성과가 있는 만큼 그룹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HD현대는 권오갑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중요 결정 사안에 대해서는 권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긴밀히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