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서 성착취 범죄 벌인 일당 검거
범죄조직엔 15세 중학생도 직책받고 활동
총책, 10대 여성 청소년 10명 강간 혐의도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조직 ‘자경단’의 총책 ‘목사’가 성남시 자택에서 검거되는 장면. [서울경찰청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3/news-p.v1.20250123.3f21252ab675413a8f760359e4102a51_P1.jpg)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텔레그램에서 가학적 성착취를 일삼아온 집단의 범죄행위가 막을 내렸다. 경찰은 끈질긴 위장수사와 텔레그램 최초 공조를 이끌어내며 성착취 집단의 총책을 포함한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 범죄의 총책인 일명 ‘목사’는 심리적 지배를 통한 성착취뿐 아니라 10대 피해자 10명을 직접 강간한 혐의까지 받는다. 이들 일당 가운데에는 15세의 중학생도 직책을 받고 활동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수사팀을 이끈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검거 브리핑에서 “해당 범죄 집단은 2020년 5월부터 2025년 1월경까지 자칭 자경단이라는 조직을 결성해 234명에 협박 등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가학적 성착취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명 목사로 불리는 총책 A씨를 지난 17일 구속했고, 총책을 포함해 조직원 14명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총책 A씨는 성남시 자택에서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A씨는 경찰의 수사를 거쳐 오는 2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될 예정이다.
오 대장은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텔레그램의 공조를 이끌어낸 데 대해서 “이 사건을 기필코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텔레그램이라는 금단 영역을 국내 제도권에 편입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검거된 범죄 조직은 텔레그램에서 ‘자경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오며 피라미드형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을 결성해 범죄를 이어왔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5년 1월부터 활동하며 생긴 피해자만 234명에 달한다. 피해자 가운데에는 10대 피해자도 159명 포함됐다.
또 경찰은 범죄집단 ‘자경단’ 총책 등 조직원들에게 유인돼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지인의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을 제작해 ‘자경단’에 제공한 혐의 등으로 피의자 B(30세) 씨 등 73명을 특정해 그중 40명을 검거했다. 나머지 33명에 대해서 계속 추적 중이다.
총책을 비롯한 자경단은 범행은 치밀하게 이뤄졌다. 총책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해 텔레그램으로 유인, 약점을 빌미로 협박을 시작해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남성 피해자의 경우 지인의 딥페이크 합성물 제작 및 유포에 관심을 보인 남성들에게 도움을 준다며 접근해 텔레그램으로 유인했다.
![자경단 조직원과 피해자의 대화 내용. [서울경찰청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3/news-p.v1.20250123.48c97d2ed8fc4bb4932e80cfe70f4866_P1.jpg)
텔레그램의 ‘연락처 추가’ 버튼을 누르도록 유도해 연락처를 알아냈다. 확보한 연락처를 토대로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돌변해 허위영상물 제작 및 유포에 관심을 보였던 내용을 유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성 피해자의 경우도 성적 호기심 등을 표현한 여성에게 접근해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뒤 같은 수법으로 신상정보를 확보해 협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경단은 범죄집으로서 조직적인 체계도 갖추고 활동을 이어왔다. 총책 A씨는 약점이 잡힌 피해자 중 범행에 동조하는 조직원을 포섭하고 이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피라미드형 연쇄포섭 방식으로 조직을 꾸렸다. 목사(총책 A씨),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등으로 계급을 나누고 피해자를 포섭해오는 수에 따라 직책을 부여했다. 강력한 상명하복 지휘체계를 구축했다.
이같은 성착취 조직에 대한 일망타진은 경찰이 텔레그램의 협력을 이끌어내며 탄력을 받았다. 텔레그램과 협력한 국내 최초의 사례다.
서울경찰청은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성착취 근정을 위해 텔레그램 운영자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하는 등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었던 텔레그램을 대상으로 협조 필요성을 지속해서 설득하고 요구해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9월 텔레그램으로부터 범죄관련 자료를 회신받았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지난해 10월 텔레그램과 수사협조 체제를 구축, 범죄 관련 정보를 공식 회신하는 성과를 올렸다.
향후 경찰은 자경단에 대해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총책 A씨 등 조직원들의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추가 피해자 특정 등 여죄를 명확히 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는 공범이나 기존 조직원에 대해서는 총책 A씨가 검거된 만큼 구속수사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디지털 성폭력 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피해 영살물 삭제 및 차단과 심리상담과 법률 지원 등 각종 지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