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1∼8호선 전 역사 설치…연평균 사망자 37.1명→0.4명
미세먼지·소음 감소 효과도
단, 안전문 관련 사고엔 주의 필요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최근 미국에서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일명 ‘묻지마 밀치기’ 범죄가 급증하자 뉴욕 지하철에서 승강장 벽에 붙어 열차를 기다리는 뉴요커들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재조명을 받았다. 뉴욕 지하철에는 승강장 안전문이 없어 범죄와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승강장 안전문은 국내 지자체 중 서울시가 처음 도입했다.
시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지하철 1∼8호선의 262개 전 역사에 승강장 안전문을 설치했다. 기존 목표였던 2010년보다 1년가량 앞당겨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는 9호선과 우이신설선 등을 포함해 총 345개 역사가 승강장 안전문을 갖췄다.
오 시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승강장 안전문이 없을 때는 사고 발생이 잦아 맨 앞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늘 불안했다”며 “시장 취임 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안전문 설치를 서둘렀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승강장 안전문 설치 전인 2001∼2009년 연평균 37.1명이던 지하철 사고 사망자 수는 2010년 이후 0.4명(0∼2명)으로 크게 줄었다.
승강장 안전문이 선로의 오염물질과 열차풍을 차단하면서 미세먼지 감소 효과도 나타났다. 안전문 설치 전 미세먼지 농도는 기준치(100㎍/㎥)를 넘는 106.7㎍/㎥였으나 설치 후엔 86.5㎍/㎥로 20%가량 낮아졌다. 승강장 소음 역시 설치 전 78.3㏈에서 설치 후 72.1㏈로 약 7.9% 줄었다.
하지만 승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가 도리어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끼임 사고와 수리 과정에서의 고장 및 안전 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매번 나온다.
이에 시는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은 곡선형 승강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 빠짐 사고 예방을 위해 접이식 자동안전발판도 작년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1∼8호선 22개 역 263개소에 설치를 완료했고 올해도 52개 역 326개소에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접이식 자동안전발판 설치가 어려운 67개 역사 413개소에는 고휘도LED 경고등을 설치해 승객이 발 빠짐 위험을 인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외 관광객들의 서울 지하철에 대한 평도 좋다. 세계 최대 여행정보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는 한국에서 관광객이 해야 할 단 한 가지 체험으로 ‘지하철 타기’를 꼽기도 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11일 “서울 지하철은 시민 편의를 위한 혼잡도 관리부터 지하철 공기 질 개선 등 이용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계속 호평받을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