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중국 영화계도 판타지 장르가 어떻게 성장할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가 예측컨대 주류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1800여만 관객을 동원하며 중국 영화 사상 최고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운 ‘화피2(PAINTED SKIN II)’의 연출자 우얼샨(40ㆍ사진)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남산 서울예대 드라마센터에서 열린 ‘첨단영상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앞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판타지액션사극 ‘화피2’는 장예모 감독 영화 등 사실적 예술 영화가 주류를 이루던 중국 영화계에서 기록적 흥행기록을 세움으로써, 특수효과를 입힌 장르물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 작품이다.
영화 뿐 아니라 TV드라마까지 판타지물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 트렌드와 비슷한 흐름이 중국에서도 읽힌다.
우얼샨 감독은 “중국 영화시장은 아시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다. 한국에선 올해 1300만 영화가 나왔는데 인구의 4분의 1이 그 영화를 봤다. 중국에서 최대 1900만명이라고 치면 인구의 72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 영화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커질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미국 헐리우드 만큼 커지리라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의 전공분야인 판타지 장르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미국 영화는 흥행하는 유형이 몇개 정해져 있다. 첫째는 ‘배트맨’ 시리즈 같은 히어로(영웅)물, 둘째 ‘아바타’ 같은 공상과학, 셋째 ‘캐리비언 해적’ ‘해리포터’ 시리즈의 판타지 다”면서 “중국은 슈퍼맨같은 만화도 없고 과학적 사고도 부족하지만, 판타지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역사나 신화는 다른 나라 보다 훨씬 풍부하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영화는 미국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한다. 제작비 등에선 미국에 대적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걸 찾아야한다”고 강조하면서, “‘화피2’ 같은 요괴와 인간의 사랑이야기 등은 아시아 지역에서 좋아하는 색깔이며, 이참에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반응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3국 공통적으로 판타지물이 인기인 것에 대해선 “게임을 즐긴 세대가 영화를 소비하는 층으로 자라났고, 젊은 층은 상상력을 좋아하는데 영화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가 없다. 또 CG 기술 발전으로 상상력을 표현할 수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우얼샨 감독은 미국 영화를 뛰어넘는 한국 영화의 선전과 표현의 자유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선 정치영화는 만들고도 상영을 하지 못하거나, 잘려나가고, 투자해도 손해볼 일 많다. 그런면에서 마음껏 만들 수 있는 한국 영화감독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을 따라가면서 발전했기 때문에 CG 기술이 아시아에선 최고 수준”이며,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는데 한국은 스릴러나 범죄물을 잘만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제 영화관을 둘러봤는데, 헐리우드 2편 외에 모두 한국영화였다. 중국에서도 자국 영화가 강세가 되길 바라고,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화피2’는 전체 1800여개 컷(장면) 중 컴퓨터그래픽(CG) 컷이 3분의 2인 1200개에 이르는데, CG는 CJ파워캐스트와 넥스트 등 한국 CG업체 2곳이 주도해 제작했다. 우얼샨 감독은 이번 방한 중 한국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하는 3D물 ‘미스터고’의 제작사를 들러, 동물 CG 처리 과정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차기작은 판타지어드벤처물을 기획 중이다. 그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 ‘중국에는 이 보다 더 큰 스토리가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중국 신화 ‘풍선연의’다. 아직 아무도 이 소재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기대해달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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