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공무원이 돼, 정체성 혼란을 겪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싶어요.”
수능을 3일 앞둔 고3 수험생 경유나(18) 학생. 수능을 코 앞에 둔 경 양은 수험생활 마무리에 여념이 없다. 친구들과 재잘대던 점심시간도 포기했다. 귀가한 뒤에도 잠잘 때까지 영어 듣기를 한다. 컨디션 조절은 필수. 수능을 앞두고 감기라도 걸리면 시험 당일날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수면시간은 오히려 30분 늘렸다.
일반 고3 수험생활과 다름 없지만, 경 양은 조금은 남다른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다.
경 양의 어머니는 21년 전 대한민국의 한 농가로 시집을 온 일본인. 경 양은 이른바 다문화 가정의 학생이다. 경 양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토마토, 벼농사를 지으며 경 양을 포함한 3남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인과 피부색이 같아 덜 하기는 했지만 다문화 학생들이 겪는 혼란을 경 양도 겪었다.
경 양 스스로 입을 떼기 전 자신의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 수도 없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어떤 친구들은 가슴 아픈 말을 하기도 했다. 경 양에게 어떤 친구들은 “일본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속 깊은 경 양은 웃어 넘겼지만 어린나이에 상처가 됐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다 철없을 때 일인 걸요”라며 웃어 보였다.
경 양은 중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부모님은 교육을 위해서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어요. 하지만 전 혼자 공부하는 것이 좋은 걸요”라고 말했다.
경 양은 초등학교 이후로 줄곧 혼자 공부를 했다. 그래도 한 번도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춘천의 명문고인 춘천여고에 입학했다. 경 양이 자신 있어 하는 것은 언어영역과 사회탐구 영역이다. 이 과목에서는 계속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 양은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취업이 어려우니까 공무원이 제일 좋지 않아요?”라며 농담까지 했다. 그는 “어릴 때였지만 저도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어요”며 “공무원이 돼 저 같은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