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정보로 5000만弗 수익 라자라트남 15억弗 규모 회계부정으로 파산한 엔론 보스키 체포땐 M&A시장 위축될 정도
메이도프 나스닥거래소 위원장 사기극 땐 드러난 피해액만 500억弗에 달해 내부정보 이용·회계부정 등이 주요 수법
“당신은 어떤 기업에 대해 에지(Edge)가 있습니까?”
헤지펀드 갤리언(Galleon)의 공동설립자 라자라트남이 직원을 채용할 때 물었던 말이라고 한다. 라자라트남이 말하는 직원의 경쟁력 ‘에지’는 미공개 내부정보를 말하는 것이었다. 라자라트남은 내부정보를 통해 수백억원의 수익을 얻었지만 그의 에지는 ‘불법’으로 지난 2009년 체포됐다.
미국도 증시 불공정거래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시세 조종 제재건수를 보면 한국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거물들이 개입되는 대형 스캔들은 한국의 작전과 비교하면 액수 면에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스리랑카 태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하다 1992년 펀드 운용을 시작한 라자라트남은 골드먼삭스ㆍ무디스ㆍ인텔ㆍ구글 등 굵직한 미국 기업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
그러나 그의 성공 비결은 직원들과 MBA 네트워크를 활용한 미공개 정보였다. 스캔들에 연루된 인텔 임원인 라지브 고엘과 매킨지 파트너인 아닐 쿠마르 등이 모두 와튼 스쿨 동문이었다.
5000만달러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그의 내부자 거래 스캔들이 나왔을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스트리트의 최고 엘리트들이 MBA 학연을 이용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데 경종(wake-up call)을 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1986년 체포된 이반 보스키도 대표적인 작전세력이었다. 기업 인수ㆍ합병(M&A) 관련 내부정보를 빼내 단기매매로 수십억달러를 움직이는 거물이던 그가 체포되자 1986년 M&A시장 전체가 위축될 정도였다.
그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높은 금리로 발행한 정크본드를 거래해서 돈을 모았다. 그리고 돈을 빌려쓸 만한 회사를 인수한 후 사들인 회사의 현금을 빼돌려 빌린 돈을 갚고 회계장부를 조작해 비싸게 팔아넘기는 기업 사냥을 되풀이했다.
이반 보스키는 1986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비즈니스 스쿨 특강에서 “탐욕은 정당하며 건전한 것이다. 여러분은 탐욕스러워질 수 있으며, 탐욕스러운 자신에 대해 만족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스키가 검찰에 협조하며 정보를 넘겨 체포된 마이클 밀켄은 1980년대 정크본드 시장을 만들어 미국 증권가의 전설적 존재가 된 인물이다. 밀켄 역시 M&A 등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에 나선 것이 문제가 돼 처벌받았다.
회계 부정으로 인한 부당이득 사례도 많다. 투자자를 속이기 위한 회계 부정과 주가 조작은 궤를 같이한다.
에너지기업 엔론은 5년간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15억달러(1조7000억원)의 손실을 회계장부에 넣지 않고 실적을 부풀려 주주와 투자자를 속인 사실이 2001년 적발됐다.
특히 엔론 파산으로 인한 투자자 및 직원들의 피해액 규모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회사 경영진과 이사들이 주가 폭락 직전 보유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
케네스 레이 전 엔론 회장은 1999년 초부터 파산 신청 5개월 전인 2001년 7월 사이에 모두 180만주의 엔론 주식을 1억130만달러에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흔히 말하는 작전과는 다른 행태지만 미국의 최고 금융사기로는 2008년 말 체포된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의 다단계 방식 폰지(Ponzi) 사기가 꼽힌다. 희대의 사기꾼에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투자자들이었다.
메이도프는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이렇게 끌어들인 돈의 일부를 기존 투자자들에게 나줘누는 방법으로 사기를 쳤다. 그의 사기 행각은 16년 동안 이어졌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투자자가 환매를 한꺼번에 요청하면서 비로소 실체가 드러났다.
메이도프의 사기 행각으로 드러난 피해액은 50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하며, 한국의 보험사와 연기금ㆍ자산운용사 등도 9000만달러(약 100억원)가 넘는 피해를 입었다.
<오연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