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 인터뷰
“주폭(株暴)인 작전 세력 척결뿐만 아니라 작전 세력이 터를 잡지 못하도록 주폭 예방에도 힘을 쓰겠습니다.”
올해 치러질 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작전 세력이 기승을 부리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들을 뿌리뽑기 위해 연일 칼을 빼들고 있다.
지난 3월 시감위는 거래정지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시장경보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불건전 매매양태가 나타날 경우 투자경고ㆍ위험 종목으로 조기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시장감시 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5일간 주가가 60% 이상 상승할 경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는데, 이번 조치로 특정 위탁자에 의해 최고가 매수주문이 과다하게 반복되는 경우 5일간 45% 이상 상승해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다.
김도형<사진> 시장감시위원장은 “과거에는 작전 세력이 4거래일째 주가를 55% 올렸으면 ‘내일은 경고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주가뿐만 아니라 관여도까지 보기 때문에 작전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작전 세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감시와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작전 세력을 뿌리 뽑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 위원장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감시 인력이 적어 작전 세력 적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껏 적발해 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데다 ▷처벌의 사각지대가 남아 있으며 ▷피해자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작전 세력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이를 잡아낼 시감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5년 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가 통합하기 전 시장감시를 담당하는 직원 수는 모두 175명이었지만 통합 이후 124명으로 줄었고 현재는 118명 수준”이라며 “반면 통합 당시에 비해 불공정거래 적발 건수는 50~10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현재 시감위의 심리(정밀조사) 요원은 24명으로 1인당 평균 22건을 처리한다. 미국의 SEC 조사인원은 1148명에 달하는 데다 한 해 제재 건수가 806건으로 1인당 평균 0.7건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인원 확충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며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이버 공간에서 불공정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사이버시장감시반 인원을 대폭 늘리고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어렵게 잡아들인 작전 세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대법원이 양형 기준을 개정함에 따라 처벌은 예전에 비해 엄해질 것으로 김 위원장은 예상했다. 하지만 작전 규모가 비교적 작고 법적 요건에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도 고민거리다.
김 위원장은 “불공정거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 질서 교란행위를 했다면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재판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행정 제재를 통해 적시에 작전 세력에 경고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불공정거래로 인해 피해를 입어도 소송비용 문제 등으로 피해자 구제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복잡해 전문가에 의뢰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거래소에 매매 데이터 기록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손해액 산정을 거래소에서 해주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투자자들이 작전에 휩쓸리지 않게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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