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미국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005930)는 프랜드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고 충분히 판매금지 신청 자격이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삼성-애플 특허소송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ITC는 또 배심원 평결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밝혀 객관성 논란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 법률전문사이트 Groklaw에 따르면 ITC는 지난 달 삼성전자가 제기한 미국 내 애플 제품 수입금지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가운데, 프랜드 조항에 대한 애플의 주장은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드 조항은 표준특허를 공정하고 합리적, 비차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ETSI(유럽
전기통신 표준협회)에 프랜드를 지키겠다고 선언해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TC의 제임스 길디 판사는 삼성전자가 프랜드를 위반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며 애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아가 길디 판사는 표준특허를 소지한 자는 충분히 ITC에 판매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ITC는 비록 삼성전자가 제기한 전송 방식과 데이터 송수신 관련 표준특허에 대해 애플이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는 단순 해당 특허에 대한 판단일뿐이다. 표준특허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판매금지 신청까지 할 수 있다는 길을 열어둔 셈이다.
이에 따라 프랜드 조항을 빌미로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로 자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려는 애플의 전략은 ITC에서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특허 전문가는 “국내 법원을 제외한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 해외 소송에서 표준특허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비관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번 ITC 해석으로 수세에 몰렸던 삼성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길디 판사는 또 라이선싱 계약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에 너무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길디 판사는 “애플은 일방적으로 무엇이 공정한 가격이고 아닌지 결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삼성전자는 ITC의 이 같은 해석을 미 본안소송을 담당했던 루시 고 세너제이 북부지법 판사에게 전달했다고 Groklaw는 밝혔다. 이는 오는 12월 6일 열리는 평결불복 법률심리(JMOL)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길디 판사는 지난 8월 북부지법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다고 Groklaw는 덧붙였다. 실제 길디 판사는 “왜곡된 결론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을 신뢰할 수 없다, 어떤 부분은 정말 잘못된 평결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오는 19일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을 막아달고 애플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ITC가 예비판정을 내린다. 지난 달에는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공격을 방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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