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은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못 따라가는 한국의 인프라와 서비스가 문제다…쇼핑을 강요하는 바가지 상혼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관광객 특수는 ‘한때의 반짝특수’로 끝날 수 있다.

“셰셰 중궈런(謝謝 中國人ㆍ고마워요 중국인).”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올해 30살인 장메이리(張美麗)는 남편과 함께 패키지여행으로 프랑스 파리에 갔다. 첫 번째 목적지는 명품 쇼핑몰로 유명한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이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으로 직행한 그녀는 명품 쇼핑에 나섰다.

매장은 명품을 사려는 중국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모든 매장은 모두 중국 인롄(銀聯)카드로 결제할 수 있었다. 일부 매장은 넘쳐나는 중국 쇼핑객들로 구매제한조치까지 내려졌다. ‘면세혜택, 중국어 통역 및 안내’라는 플래카드만 아니면 ‘자신이 여전히 중국에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그는 파리를 대표하는 또 다른 백화점인 ‘프렝탕’으로 발길을 돌려 루이비통과 구치 핸드백을 샀다. 하루 쇼핑에 그는 8만위안(약 1420만원)을 소비했다.

프렝탕 백화점의 전체매출 중 외국인 매출은 40%대다. 이 중 약 3분의 1이 중국인이다. 이 백화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의 1인당 평균 소비금액은 1660달러(약 185만원)에 이른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명품매장을 헤집고 다니는 중국 관광객들은 유럽 상인들에겐 ‘가뭄 속의 단비’나 다름없다. 자연스럽게 “셰셰 중궈런”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사치품연구센터의 쩡밍웨(曾明月) 연구원은 “현지에서 명품을 사면 중국 현지보다 30% 정도 저렴해 대량구매를 하게 된다”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해외관광이 확대되면서 중국인의 쇼핑 역량이 갈수록 강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국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여행자 수는 7025만명으로 전해보다 22% 늘었다. 지난해 이들이 해외에서 쓴 비용은 4300억위안(690억달러)으로 베이징 시 1년 재정수입보다도 많았다.

1980년대 파리, 런던, 뉴욕, 밀라노의 명품가는 일본인이 휩쓸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인이 ‘쇼핑의 지존’으로 등장하면서 어두운 세계 경제에 밝은 빛을 비춰주고 있다.

한국 역시 중국인들의 주요 해외관광지다. 올해 중국 중추제(추석)와 국경절(건국기념일)이 겹치는 연휴기간에 10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올해는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덕까지 톡톡히 보면서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30%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은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못 따라가는 한국의 인프라와 서비스가 문제다. 저가의 덤핑관광과 부족한 숙박시설, 쇼핑을 강요하는 바가지 상혼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관광객 특수는 ‘한때의 반짝특수’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가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하는데 대안은 관광 등 서비스산업이다. 때문에 중국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고 감동시킬 수 있는 창조적인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고맙다(셰셰·謝謝)’는 인사말을 넘어 ‘다시 만날 수 있는(짜이지엔·再見)’ 질 높은 한국형 관광 포트폴리오를 내놓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