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붕괴된 가운데 유럽은행권이 부실위험이 큰 부동산대출자산 2000억 유로어치를 처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로이드 뱅킹그룹, 스페인 최대 금융그룹 방코산탄데르,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 등은 올들어 이미 70억5000만유로 어치 부동산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FT는 부동산서비스그룹 CBRE을 인용해, 올연말까지 유럽 금융기관이 대출자산 110억유로를 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십년넘게 지속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부동산에 묶인 채권가치가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된 것에 대해 유럽은행권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 유럽 은행권은 바젤 III 등으로 인해 규제마저 강화되면서, 자기자본비율을 늘이고 대출 규모를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새 규제안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은행들은 최근 관련 대출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추세다. 이에 유럽은행권은 새 규제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충족하기 위해 대출채권과 부실자산을 매각하고 현금 자산을 확보해 경영상태를 호전시켜야한다.

패트론 캐피털의 키이스 브레슬러라우 이사는 “유럽 은행이 부동산 자산을 언제 팔지는 시간 문제”라면서 “은행권은 시장이 나아져 손해를 만회하기를 기다리면서 버티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투자기관들은 유럽 은행권의 위기를 역이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은행권이 헐값에 내다판 부동산부실채권을 대거 사들이며 고수익을 올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