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고래싸움에 새우 기 펴지나’
삼성전자와 애플. 세계 전기전자 시장을 주름잡는 이들 회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2등주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갈등으로 메모리 면에선 SK하이닉스가,휴대전화면에선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수급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7.66% 급등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하락반전했다. 애플의 아이폰 5출시에 따른 메모리 수혜주로 급등했다가, 하룻새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오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 변동성이 큰 종목이란 굴레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8월 반등장에서의 움직임도 지지부진했다.
반면 또다른 2등주 LG 전자는 수급의 덫을 벗어나면서 주가가 올라간 케이스다.
LG전자는 지난 8월 1일 6만1600원이던 주가가 이달 7만원대에 안착했다. 이 기간 기관이 616만주를 사들이면서 수급을 뒷받침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 셈법은 단순히 누가 사고 파느냐 이면에 복잡한 뒷 얘기를 안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지난달 반등장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했던 SK하이닉스의 외인 지분율은 늘고, 오름세였던 LG전자의 외인 지분율이 줄어든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1개월 간 SK하이닉스는 주가와 외인 지분이 정비례하고 LG전자는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표 참조)
이는 최근 공매도 추이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8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전체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전자는 공매도 규모 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LG전자 매매 비중의 8.99%는 공매도로 집계된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향후 공매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차잔고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데 있다. LG전자의 대차잔고 잔액은 같은 기간 2조5000억원 대에서 3조원으로 늘어났다.
업계는 공매도 증가가 주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외국계 헤지펀드 투자자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대장주 삼성전자가 해당 기간 130만원대에서 120만원대로 3% 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매수(롱)하면서 LG전자를 매도(숏)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삼성전자의 외인 지분율은 49%에서 다시 50%로 회복했다.
향후 수급이 이들 2등주의 주가 발목을 다시 잡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실적 부문의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 주자란 이유로 소외당했던 LG전자는 하이엔드 제품인 옵티머스 G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 G는 LG전자의 LTE기술, LG화학의 2차전지 기술, LG디스플레이의 패널과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강력한 라이벌인 애플 아이폰5는 주파수 문제로 출시 시기가 불확실한 만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갈등에 따른 메모리 가격이나 물량면에서의 수혜가 기대되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씻어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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