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바꿔놓은 명동
명동 중심부에 위치 화장품 거리 일본인 관광필수코스 ‘코스메로드’ 중저가 제품 불구 외국인들 열광 한국 특유의 ‘좌판’에도 사람몰려
백반·한정식·김치찌개·불고기… 전통먹거리 인기 ‘한식세계화’첨병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쇼핑 1번지는 명동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샹젤리제, 일본의 긴자, 홍콩의 캔톤로드 등 각국의 대표 쇼핑 거리와 견주자면 외국엔 있고, 명동에만 유독 없는 것이 눈에 띈다. 바로 거리를 즐비하게 채운 글로벌 명품 업체 매장이다. 외국의 유명 쇼핑지는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명품 매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반대로 명동에는 있고, 외국 유명 쇼핑 거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말해준다. 바로 한국의 현재를 대표하는 문화, ‘한류’다. 한류는 뷰티부터 먹거리 등 한국색을 고스란히 담은 매장으로 명동을 채우게 했다. 화장품 매장부터 시작해 한정식집, 옷가게, 하다못해 길거리의 독특한 좌판에 이르기까지 명동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오늘의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명동을 한류가 숨쉬는 쇼핑지로 만든 것은 역설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다.
▶피부미인 꿈꾸는 아시아 여성의 ‘성지(聖地)’=외국인이 열광하는 쇼핑 한류의 중심에는 화장품이 있다. 뷰티 한류의 현주소는 명동 한복판에 자리잡은 화장품 매장 거리로 확인할 수 있다. 더페이스샵, 미샤, 스킨푸드 등 중저가 화장품 매장이 줄지어 자리잡은 명동 거리는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서 ‘코스메로드(코스메틱+로드)’란 애칭으로 불리며 관광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뷰티 한류는 명동에 자리잡은 화장품 매장의 우월한 실적으로 입증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에서 가장 비싼 땅, 밀리오레 옆 부지에 명동월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보증금 50억원에 월 임차료가 2억5000만원이나 되지만,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임대료 부담을 더는 곳이다. 명동월드점의 일평균 방문객 수는 2700여명. 이 중 외국인 고객이 일평균 21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방문 고객 중 80~90%가 외국인이다.
▶김치찌개, 비빔밥 한 그릇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한국의 맛= ‘한식 세계화’는 정부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명동에서는 이미 한식이 중식, 이탈리아 음식 못지않은 세계적 요리다. 외국인 관광객의 열렬한 지지 덕분이다.
명동에서 성업 중인 한식집은 가벼운 백반집부터 한정식집까지 100여개가 넘는다. 한국에 온 이상 한국음식을 맛보겠다는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출도 타 지역보다 배 가까이 많이 나온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명동의 한식집 월평균 매출은 7000만~7500만원 수준. 서울시내 다른 음식점의 월 평균 매출이 3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명동 지역의 매출이 배 이상인 셈이다.
명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불고기브라더스는 명동점 방문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이 평일에는 40%, 주말에는 50%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자연히 외국인 관광객이 올려주는 매출도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된다.
▶연중 상시 이어지는 특수에 백화점 광고ㆍ상품구성도 변화=몇 년 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행(行)은 중국의 춘절이나 국경절, 일본의 골든위크 등 특정 연휴에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명동에 자리잡은 백화점의 광고나 상품구성까지 바꾸고 있다.
에비뉴엘은 롯데백화점의 품격을 대표한다고 할 만한 명품관이다. 그러나 백화점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건물 외벽 광고판에 명품 광고가 빠져 있을 때가 종종 있다. 대신 외국인 관광객에게 친숙한 브랜드나 제품 광고가 걸리기도 한다. 광고판의 방향이 국내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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