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방자치단체나 지자체 산하 공기업에서 예산이 잘못 집행돼 세금이 낭비되는 사례가 비일비재 하잖아요. 보도블럭만 봐도 매해 새로 까는 문제가 누차 지적이 됐는데도 고쳐지질 않고...자기 돈이면 그렇게 하겠어요?”

대한변호사협회가 설립한 ‘지자체 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의 박영수(60ㆍ변호사) 위원장의 말이다. 박 위원장은 검찰 재직 시절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대검 중수부장 등을 거치며 대표적인 강력ㆍ특수통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SK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그의 수사로 구속됐다.

이들이 지자체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예산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1390억원 짜리 세빛둥둥섬, 3222억원이 든 성남시 청사, 7278억원이 투입된 용인경전철 사업 등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이 문제를 이대로 놔 둘수 없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우선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사안이나 검찰 수사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빛둥둥섬, 태백 오투리조트, 용인경전철 등이 손에 꼽힌다. 1차 조사는 연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검찰이나 감사원처럼 강제조사권이 없는 변호사 단체로서 일정 정도 조사의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박 변호사는 “우리가 조사에 나선다고 해서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변호사라는 전문가들이 항상 감시하고 있다는 경각심을 지자체에 심어줄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박 변호사는 지자체 세금낭비의 원인에 대해 임기제 자치단체장의 정치성 사업과 일선 공무원의 부도덕을 꼽았다. 그는 “지자체장이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현실성 없는 사업을 추진하고, 일선 공무원들이 준법의식이 없거나 무능력하다보니 업자한테 유리한 계약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가 사회문제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동을 개시하게 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변호사들의 기존 사회봉사활동은 무료법률상담, 피해자 법률 구조 등의 수동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박 변호사는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변호사에게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이 필요해졌다. 법률전문가의 입장에서 사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지적하는 것이 변호사에게 요구된다”며 많은 관심과 제보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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