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당서기 여론 뭇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이 61년 만의 대홍수로 공황상태에 빠진 가운데 궈진룽(郭金龍) 베이징 당서기가 올가을 열리는 공산당 18대 당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안정유지에 역점을 두라는 지시를 내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3일 관영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는 1면 머리기사로 ‘재난 후 안정유지에 업무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시한 궈진룽 서기의 발언을 실었다. 이는 22일 저녁 베이징 시 긴급 간부확대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진 서기는 “사회안정을 확보해 우수한 실적으로 18대 당대회를 개최하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언론 보도가 나가자 그렇지 않아도 성난 민심이 폭발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61년 만의 폭우(21일)가 베이징을 강타하고 구조에 나선 지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시 최고 지도자가 안정 유지에나 힘쓰라고 하다니…”라면서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이번 홍수로 베이징 시 95% 잠기고 사망자 37명 이재민 190만명이 발생했다. 1951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대 강우량이라고는 하지만 시간당 160㎜의 비가 내린 것 치고는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는 평가다. 베이징의 배수처리 용량이 부족한 데다 늑장 경보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수도인 베이징의 취약한 재난 시스템을 두고 겉만 화려하고 속은 허술한 현대 중국의 모습이 드러났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인터넷에서는 구조를 아예 하지도 않아 피해자 수가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다는 말이 떠돌면서 민심이 흉흉하다.

반면 관영 신화통신은 대형 재난에도 정부기관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해 ‘베이징 정신’을 발휘했다며 미화성 보도를 쏟아내 대조를 이뤘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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