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감독청장 밝혀 “뱅크런 피하기위해 필요” 바젤Ⅲ 전면적 이행도 요구
유럽銀·일부 회원국들 반대 돈가뭄 유럽기업 부도 우려도
막대한 규모의 자본 재확충을 간신히 마친 유럽은행이 강도 높은 규제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유럽연합 감독당국이 유럽은행들에 지난 6월 말까지 준수하도록 요구했던 ‘기본자기자본(Core Tier1) 비율 9%’ 조항을 영구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드레아 엔리아 유럽은행감독청(EBA) 청장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까지 은행들이 기본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인 것은 ‘일시적인 완충장치’에 불과하며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장 시급한 현안은 은행들이 확충한 자본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BA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본규제 강화안(바젤Ⅲ)에 따라 역내 27개 은행을 상대로 지난달 말까지 기본자기자본비율을 9%에 맞추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이들 은행은 6월 말까지 모두 944억유로(약 132조원)를 확충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손실분 중 760억유로를 보충했다.
EBA의 자본 재확충안은 재정위기로 손실을 본 유럽 은행권이 시장 신뢰를 회복해 정상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일환이다. 9%까지 자기자본비율을 올려야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을 피할 수 있고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엔리아 청장은 “은행들의 자본확충금이 줄지 않기를 바라며, 은행들이 자본 수준을 유지하다가 바젤Ⅲ의 전면적 이행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은행들에 이 같은 자본확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유럽은행의 자본 확충 결과를 발표할 당시 그가 표명했던 우려와 맥이 닿아 있다. 엔리아 청장은 지난 11일 “유럽 은행들이 직면한 상황을 감안하면 자본확충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번 재정위기가 심각한 만큼 자본을 보강했다고 낙관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FT는 엔리아 청장의 은행권 자본 확충안에 대해 유럽 은행들과 일부 회원국들이 반대하고 있어, 유로존 내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EBA의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유럽 은행들은 일제히 유상증자를 하거나 대출을 축소해 자본 확충에 나설 수밖에 없어 돈가뭄에 시달리는 유럽 기업들이 부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