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2분기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해 유럽 경기가 5개월째 위축됐다. 재정위기의 여파로 ‘유럽 경제의 기관차’ 독일의 실물경기도 얼어붙는 등 유로존 경기는 3분기에도 계속 침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가 5일(이하 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 금리를 낮추기에 더없이 적기라는 평이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 이코노믹스는 4일 유로존의 6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월에 46.4로 최종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실적(46.0)보다는 약간 나아진 것이다. 그러나 5개월째 위축세를 나타내, 유로존 경제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종합 PMI는 경기 전망에 따른 기업들의 구매동향을 조사해 만든 경기 선행지표로 지수가 50을 넘으면 기업활동의 확장을, 50을 밑돌면 위축을 뜻한다.
성장엔진 독일마저도 재정위기의 유탄을 맞아, 경기지표가예상 밖으로 부진했다. 독일의 6월 서비스업 PMI 지수가 49.9로 당초 예상(50.3)을 밑돌아 우려를 낳았다. 독일의 투자신뢰도는 6월에 1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향후 독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 경영진이 늘어났음을 뜻한다.
유로존의 경기체감지수 역시 지난달 2년반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유로존 실업률은 5월에 11.1%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기가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쯤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지출은 줄고 실업자는 늘면서 국내 수요가 위축돼 기업들이 상황 악화에 대비해 경비절감과 일자리 감축을 추진하면서 경기가 더 둔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ECB에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4일 유로존의 생산자 물가지수가 최근 2년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도 ECB 기준 2%에 근접한 2.4% 상승으로 안정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즉 ECB가 인플레 압력이 줄어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ECB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두차례 인하돼 1%로 최저수준이다. 시장은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현행금리에서 0.25%포인트 낮춰 0.75%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