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허리띠 졸라매고 다 데리고 가겠다.”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무(無)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현재 정유업계가 유럽발 재정위기 등에 따른 저유가 사태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GS칼텍스 등 일부 업체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계획 중인 상태에서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주목된다. 업계 상황은 어렵고, 경영은 갈수록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권 사장은 혹시 흔들릴 수 있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아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사태를 이미 1년 전부터 예견하고 대비해 왔다”며 “(회사 상황이) 어렵지만 가능하면 (직원들을) 다 데리고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대로 4개 업체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원유 수출 금지 등 서방 국가들의 대 이란 제재 조치가 가시화되자, 북해산 브렌트유 수입을 검토하고 유종(油種)을 다변화하는 등 대비했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올해 들어 내수 점유율을 올린 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의 내수 점유율은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당시 18%에서 최근 23%까지 상승해 업계 2위를 노리고 있다. 권 사장은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부터 소비성 예산을 최대 ‘20%’ 줄이고, 직원들이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사적인 비상대책 ‘20-30’을 마련, 시행 중이다.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풀리고 업계 상황이 나아지는 시점에 대해 권 사장은 “(현 상황이) 꽤 오래 갈 것 같다”면서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했다.

또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해야 되지 않겠냐”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올해 안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그동안 추진해오던 기업공개를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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