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국민 유로존 잔류의지 확인 국제사회도 긴축조건 완화 목소리
신민당, 긴축이행 전제 재협상 추진 추가 금리인하 등 이행조건 완화 트로이카서도 수용 가능성 커 獨, 이행시한 탄력 조정 시사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안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승리한 가운데, 총선 정국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구제금융 재협상 여부가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거운동기간 중 선두경쟁을 벌여온 신민당과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모두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민당 승리를 계기로 그리스 국민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 의지가 확인되자, 국제사회에서 그리스의 긴축조건을 다소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당 긴축 완화 나설듯=이번 2차 총선에서 신민당이 원내 1당이 되면서, 그리스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이행조건 완화를 두고 재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민당의 승리를 계기로 시리자가 요구했던 긴축안 파기와 그에 따른 구제금융 지원 중단, 국가재정 파탄, 유로존 탈퇴 등 악순환의 고리는 멈췄다.
그러나 신민당 역시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공약으로 걸어, 재협상은 불가피하다. 신민당 주도로 연립정부가 구성될 경우, 신민당은 긴축정책 이행을 전제로 한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당의 재협상안은 총론과 방법론에서 급진적인 시리자와 상반된다. 시리자는 구제금융 협상을 원점에서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신민당은 구제금융 추가 금리인하 등 이행조건 완화를 공약으로 걸었다. 이부분은 성사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재정 긴축’을 골자로 한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트로이카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로이카는 그리스 새 정부가 구성되는 대로 아테네를 방문, 향후 방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로존 이행 시한 조정 시사=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트로이카가 칼자루를 쥔 형국으로 독일 등 주요국이 앞으로 어떻게 결정할 지에 달려있다.
독일은 17일 그리스 구제금융 이행조건 자체에 대한 재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행 시한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그리스 2차 총선 출구조사가 나온뒤 “정치적인 휴지기가 있었기 때문에 약속 이행 시한에 대해 고려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약속은 실질적으로 유효해, 파기하거나 재협상에 부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로존 일각에서는 EU나 IMF가 그리스 집권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구제금융 조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국유자산의 매각과 연금 삭감, 근로자 임금 삭감 등 추가 긴축 조치를 일부 완화해, 그리스 국민들의 긴축안에 대한 저항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도 17일 프랑스 2TV에 출연 “원칙도 필요하지만, 희망도 필요하다. 유럽은 그리스가 성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도울 필요가 있다”며 구제금융 조건의 완화를 내비쳤다.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을 완화하는 논의는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정상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목표 달성 시한을 늦춰주거나 구제금융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