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금리 또 사상최고
스페인정부가 요구한 대손충당금 840억유로의 2배 가까운 규모 소액대출까지 포함 액수 늘어날듯
금주 장·단기 국채입찰 예정 “유럽 중앙銀서 매입 않는다면 국가 구제금융 피하기 어렵다”
그리스 2차 총선 이후 스페인 재정위기가 전면에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스 총선 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7%대로 급등한 것이다. 시장이 그리스 총선으로 유로존 위기가 잠시 유예됐을 뿐이며, 그리스와 스페인 위기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인식하면서 냉각됐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스페인 국채 7.22%…금융권 부채 최대치=스페인의 국채금리가 그리스 총선 결과 등 호재를 무색케 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7.22%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보통 국채금리가 7%를 넘으면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가부도에 준하는 상황으로 간주된다. 앞서 국채 금리가 연 7% 선을 돌파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은 몇 개월 만에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 있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스페인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채권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주요 외신은 이날 스페인 금융권의 부채 규모가 최대치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4월 스페인 금융권의 부실 채권 비율이 8.72%로 3월의 8.37%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 1994년 이후 최고치다. 국채금리가 다시 7%를 넘어서면서 이번주 예정된 12개월, 18개월물 국채 입찰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19일에 12개월과 18개월 만기 국채를 20억~30억유로어치 발행하고 21일에는 2년물, 3년물, 5년물 국채를 10억~20억유로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다이와 캐피털마켓의 크리스 사이클루나는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해주지 않는다면 스페인은 국가차원의 구제금융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 국채금리는 스페인이 앞으로 몇 개월 정도밖에 자금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은행권 구제금융액 늘어날 수도=스페인 정부는 위기 원인인 은행권의 구제금융 규모와 방식 등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달 중 발표될 회계감사보고서와 국제통화기금(IMF) 평가를 기초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스페인 경제지 ‘엘 콘피덴시알’은 회계법인 관계자를 인용해, 스페인 은행들이 부실여신에 대해 총 1500억유로의 대손충당금을 필요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에 요구했던 대손충당금 840억유로의 배에 가까운 규모다. 엘 콘피덴시알에 따르면 대손충당금 규모가 급증한 이유는 기존 부실 부동산 자산뿐만 아니라 소규모 주택담보대출, 소액대출, 중소기업대출 등 다른 부문에 대한 충당금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 회계법인이 산정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당초 유로존 예상치였던 1000억유로에 비해 늘어나, 구제금융 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