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동성 장세에 들어서면서 각국 통화가치 역시 오르내림이 잦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던 브라질 헤알화와 인도의 루피화는 급락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시장으로선 예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의 강도와 파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면서 각국의 통화정책 개입이 시사되는만큼, 이들 국가의 움직임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점검해볼 때다.
그간 시장의 눈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의 시행 여부에 쏠려있었다. 그러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에 대한 언급이 없자, 공은 또다른 안전자산인 일본으로 돌아갔다.
업계는 일본의 현재 경제지표가 엔고 현상을 버텨내지 못할 것으로 본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4.7% 성장하며 선전했지만, 재정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무역수지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따라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릴 당국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예상 시나리오에 따라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주도주인 자동차 섹터로선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총선 이후 일본 통화당국이 엔화약세 유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은 한국차보다는 일본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초 진행됐던 엔화 약세 시기에 한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의 주가 퍼포먼스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3월 일본 통화당국이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엔화값이 10% 가량 하락하자,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넘어설 때도 자동차주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다. 반면 도요타 자동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주가가 상승하며 현대차가 벌려놓은 차이를 줄였다.
자동차와 휴대폰 등 소비재에서 가파른 성장세였던 인도경제의 추락도 국내 업체들에겐 악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1일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정크)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성장률이 낮고 이를 타개할만한 뚜렷한 정책적 동력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고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291만대로 세계 6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488만대로 증가하면서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돼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005380)는 물론 POSCO(005490)도 자동차 강판 수요 급증에 따른 철강 생산기지를 현지에 세웠고 현대모비스(012330)도 완성차 부품 영업을 강화해왔다. 삼성전자(005930)도 휴대전화 사용인구가 2억1300만명인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업체인 노키아를 따라잡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와 휴대전화 시장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와 IT, 부품ㆍ철강 등관련 업체들로선 인도 소비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에 루피화 약세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 등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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