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발표후 스페인국채금리 급등 안전지대 獨·英·佛까지 위협 英재무 “그렉시트 후에 獨 양보할것인가” 라가르드 “3개월안에 위기대책 나와야” 각국, 유럽 지도부에 결단 촉구
스페인 은행권 구제금융의 기대감이 하루 만에 끝나 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위기 대응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안전지대인 독일과 영국 등도 위협받고 있지만, EU는 의견 대립으로 늑장 대응해 오히려 위기를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EU의 재정위기 대처방식이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은행권 구제금융이 발표된 지 불과 5시간 만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음을 지적했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2일(현지시간) 연 6.816%까지 급등했다. 1999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이날 오후 지난 1월래 가장 높은 연 6.3%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스페인 은행에 대한 1000억유로 규모의 긴급 지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산탄데르 등 스페인 1, 2위 은행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한 것도 한몫했다. FT는 스페인 위기의 여파가 유럽 국채시장의 안전지대인 독일 영국 프랑스에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각국 수뇌부는 위기 해법을 두고 팽팽히 맞서 있다. 위기 해결의 열쇠를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위기 해법으로 제시된 은행동맹과 유로본드(유로 공동채권)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12일 “각국의 재정주권을 일부 넘겨받아 유로존 재정 통제를 강화하는 것만이 앞으로 더 큰 재난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독일이 양보할 것인가”라면서 독일을 압박했다.
유럽 지도부의 마찰 속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FT에 “독일이 반대하는 은행동맹의 실현을 위해 ECB가 역내 중앙은행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2일 CNN에 출연해 “유로존 위기 대책이 3개월 안에 나와야 한다”면서 “시장은 EU 지도부의 발빠른 대응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마크 쇼필드 선임전략가는 FT에 “유로존 위기가 전례 없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이제는 ‘유로존 붕괴’냐, 아니면 ‘재정동맹’이냐는 쪽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