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펀드로 수익보기가 이렇게 힘든건가요”

대기업 대리 김모(32)씨는 요즘 속이 바짝 타들어간다. 직접투자가 꺼려지고 은행 금리가 눈에 차지 않았던 그는 월급을 오직 적립식펀드에만 투자했다. 김 씨는 “2008년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갖고 있는 해외주식형 펀드가 벌써 4년째 마이너스”라며 “적립식으로 넣으면 하락장에서 반등시 수익을 얻는다고 했는데 그 날이 언제 오는지 모르겠다”고 한 숨을 쉬었다.

시장의 방향성을 내다보기가 어렵게 되면서 주식 뿐 아니라 간접 투자상품인 펀드 투자자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주식형 펀드는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시장 하락 시 체감 손실폭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금이 깎여나간 펀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적립식이라 해서 꾸준한 불입이 능사는 아니다’고 조언한다. 이른바 불입과 환매를 정할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것.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연초 이후 거치식의 수익률은 적립식의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4월 초 이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코스피 지수가 최근 급락으로 올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10억원 이상 설정된 펀드 중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KB중소형주 포커스 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거치식은 올들어 24일 기준 18.37%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이 펀드에 월 30만원씩 꼬박꼬박 불입했을 때에는 2.77%의 수익률밖에 올리지 못했다.

‘부자들이 말하지 않는 돈의 진실’의 저자 정윤성 동양증권 대리(W 프레스티지 강북센터)는 “대개 펀드는 금융회사 창구에서 추천받아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만회할 수 있는 펀드인지 기초자산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펀드 손실이 일어난 것이니만큼, 고점 대비 하락폭이 큰 우량종목 펀드로 옮기면 하락장에서 반등시 수익을 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불입해야 할 펀드도 있다. 이철호 미래에셋 WM센터원 부장은 “펀드 운용 수익이 꾸준한 펀드는 일단 손절하지 말고 꾸준히 불입해 저가에 많은 주식을 사놓는 효과를 보는 것이 좋다”면서 “최근엔 종목에서의 쏠림현상으로 지속적인 펀드 운용 자체가 어려운 만큼, 펀드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그간의 운용 성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원칙은 펀드에도 적용된다. 국내주식형 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 혼합형, 해외주식형 등 고른 분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일단 손실이 큰 펀드를 환매해 분산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실제로 해외주식형 펀드인 ‘IBK베트남플러스 아시아증권A’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18.09%), 4월 급락장 이후 수익률(2.86%)과 적립식 불입시 수익률(8.07%)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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