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억유로 전달해야할지 의문”…10억 유로는 상황 지켜본후 결정
그리스 유로존 퇴출도 공론화…유로존‘ 긴축 반발’그리스 본격압박
최근 그리스 총선에서 원내 2당으로 부상한 급진좌파연합이 연정 구성에 실패한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그리스 구제금융 일부를 지급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이 같은 행보는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인 긴축 정책에 반발하는 그리스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유럽 내에서 논의가 금기시되던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도 공론화되고 있다.
그리스 정국이 표류하면서 결국 국가 부도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에 힘이 실리는 등 그리스를 둘러싼 상황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EU, 구제금 일부 중단=AFP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유로존이 그리스에 애초 약속한 구제금융 지원을 일부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지난 3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으로 1300억유로를 지원키로 했고, 이에 따라 2회분 52억유로가 10일 전달될 예정이었다.
한 유로존 소식통은 AFP통신에 “10일 2회분 중 42억유로만 그리스에 지급하고, 10억유로는 그리스 상황을 지켜본 후 지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일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U 관계자들도 그리스 구제금 부분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실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9일 밤 소집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다고 전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구제금 전달에 하자가 없으나 그리스 상황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그리스의 긴축 이행 여부에 대해 독일과 핀란드 등이 우려하고 있으며, 52억유로가 예정대로 전달돼야 할지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앞서 그리스는 지난 6일 총선에서 긴축 정책에 반기를 든 야당이 압승함에 따라,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의 조건인 재정 감축을 이행한다는 보장이 희박해졌다.
이에 유로존이 구제금 일부를 지급 중단해, 그리스가 긴축 정책을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그리스는 18일 ECB에 33억유로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52억유로를 받는 것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리스 유로존 퇴출 공론화=EU 수뇌부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공론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9일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치 않는다면 독일이 막을 방법이 없다”며 “탈퇴 여부는 그리스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은 ECB와 EU 등 정책자 사이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의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스피로 스피로소버린스트래티지 이사는 “정치적으로 보면 그리스는 이미 유로존에서 나간 셈”이라면서 “그리스 유로존 탈퇴로 인한 무질서함과 적절한 시기만이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무장관도 “그리스 국민의 80%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정책 기조를 추구하는 정당을 지지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는 불행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