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그리스 총선 이후 원내 1, 2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잇따라 실패한 가운데, 정부구성권을 넘겨받은 제3당 사회당(PASOK)이 연정 구성에 약간의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원내 7당인 민주좌파(Dimar)가 연정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정 구성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면서 “이는 좋은 징조”라고 덧붙였다.

민주좌파는 지난 6일 총선에서 6.1% 득표율로 19석을 확보해 원내 진입한 소수 정당이다.

이날 회담에서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는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연정에는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은 유로존 잔류라는 최소한의 조건에 합의하는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니젤로스 대표는 11일 안토니스 사마라스 시민 당 대표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를 만나 연정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각각 원내 1·3·7당인 신민당, 사회당, 민주좌파가 연대하면 300석 가운데 과반인 168석을 확보할 수 있다. 유로존 퇴출 등 유럽연합의 강도높은 경고가 이어지는 와중에 유로존 잔류라는 대원칙에 이들 정당이 합의할 경우, 그리스의 정치적 난국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3당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면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각당 지도자를 불러 대연정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마저도 실패하면 그리스는 다음달 2차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리스 정국이 표류하는 가운데 유로존의 ’돈줄’ 독일과 유럽연합(EU) 수뇌부도 연일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헤르만 판 롬퐈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은 최근 그리스 정당 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고 싶으면 구제금융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는 유럽 연대에 의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리스가 스스로 돕지 않는다면, 유럽이 그리스를 도울 수 없다 ”고 말했다.

앞서 유로존은 그리스 총선에서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인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이 비등하자, 그리스 2차 구제금융기금 일부를 지급 중단한 바 있다.

한편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달초 선택적 디폴트(SD)에서 CCC로 상향조정한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다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그리스 정치권이 긴축 이행 약속을 저버리는 등 정치리스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등급 하향 사유가 된다 ”고 설명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