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산업부]“‘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 말이 딱 맞습니다.”
10일 발표된 동반성장지수에서 ‘개선’ 평가를 받은 7개 대기업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업계에서 상위권에 있는 업체들은 모두 ‘우수’나 ‘양호’의 평가를 받았지만, 2~3위권 업체들은 ‘보통’ 이하의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 건설, 유통 등 업황이 악화된 업계의 중하위권 업체들이 대거 최하위 등급인 ‘개선’ 평가를 받았다. 조상들의 말처럼 곳간에 곡식이나 재물이 있어야 이웃도 도울 수 있었던 셈이다.
이같은 결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협약평가를 위해 제시한 지표항목 중 자금지원 비중이 크다는 점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협력업체에 대한 직ㆍ간접적 자금지원과 현금 및 현금성 결제비율, 대금 지급기일 비중이 44%에 달해 현금이 없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게 재계의 평가다.
특히 자금지원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매출액의 0.6%를 출연하거나 지급해야 하고, 대금지급도 세금계산서 수취 후 10일 이내에 100% 현금으로 이뤄져야 한다. 즉 재무구조가 어려운 회사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게 재계의 지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857억원으로 타 통신사 대비 각각 13~14%에 불과했다”며 “동반성장을 위한 여력에 절대적 차이를 나타낼 수 밖에 없어 순위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TX 관계자도 “업황 악화로 수주 활동이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협력업체 뿐 아니라 전사적으로도 고통분담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조선 빅3 업체 외에 모든 대상 업체가 ‘보통’이하의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우리는 협력회사의 경영능력 배양, 해외 시장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해 그 방향으로 동반성장 플랜을 실행해 단순히 협력업체에 돈 몇 푼 지원해 주는 항목에 배점을 많은 이번 평가에서 불리했다”며 “또 업종도 세분화 하지 않아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댄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동반성장지수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10대 건설사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번 지수 산정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며 “동부그룹 전체로도 재계 서열 16~18위 정도인데 정부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동부건설을 포함시켜 사실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동반성장위원회가 설문조사를 통해 실시한 체감도 평가와 협약평가 결과가 다른 경우가 많아 설문조사의 신뢰성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나 공정위 뿐아니라 지식경제부에서도 ‘성과공유 확인제’를 추진하는 등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동반성장 시책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규제에 해당한다”며 “동반성장이 사회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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