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지난달 5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런데 이 중 지수형 ELS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ELS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2000선 돌파 이후 증시가 좀처럼 상승폭을 확대해나가지 못하며 횡보하는 원인을 지수형 ELS의 헤지(hedgeㆍ위험회피)에서 찾으려는 분석이 늘고 있다.

4일 동양증권이 집계한 ELS 발행 규모는 5조 5206억원으로 올 들어 130조원의 누적 잔고가 쌓여있다. 이처럼 자금이 ELS로 몰리는 데에는, 지수 오름세로 인한 펀드 환매 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로 ELS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종목보다는 지수를 활용한 ELS가 급증했다. 방어적인 투자자들이 펀드 대신 지수에 투자할 대상으로 ELS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소규모 ELS의 설정이 늘어난 점도 펀드 환매 자금이 ELS로 유입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수형 ELS는 전체의 82.8%로, 지난달에는 코스피200 ELS의 발행규모가 4조 4993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1분기 전자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주요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이들 ELS가 헤지를 위해서 주가 상승시 선물 매도에 나선다는 데 있다.

실제로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전망등급을 상향한 2일 코스피는 나흘만에 반등했지만, 1700억원의 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코스피200이 0.9% 오르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3800계약 이상의 강한 매수세를 보였음에도, 증권 창구의 선물매도로 베이시스(basis,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축소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증권의 선물매도는 대부분 지수형 ELS에 대한 헤지 물량으로 추정된다. 주가 상승시 선물매도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한 차익 프로그램 물량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기본예탁금 설정과 호가 제한 등의 규제로 주식 워런트 증권(ELW) 거래가 급감하면서 ELS의 영향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ELS 발행 증권사는 지수선물에 대해 증시 하락시 매수, 상승시 매도로 대응하는 롱감마 헤지 포지션을 취한다. 옵션시장 가까운 ELW는 이와 반대다. 그런데 ELW 시장이 위축 되면서 ELS의 헤지거래의 영향을 중화시키지 못하는 게 문제다. 결국 코스피가 올라도 ELS 헤지용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도가 유발되며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이 연구원은 “ELS 헤지 물량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제한되긴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부담으로 작용했던 3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가 물량 폭탄으로 작용하지 않고 지수 상승기에 서서히 청산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성연진ㆍ안상미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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