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시속 100Km 속도로 충돌 시 13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것과 동일한 충격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정일영)은 고속주행 중 휴대폰 사용 등의 부주의로 인한 충돌사고의 위험성을 알려 교통사고 예방에 기여하고자 지난 27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실차 고속충돌 공개시험’에서 나타났다.

운전 중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10%로 추정되는데, 대표적인 운전 부주의 사례는 휴대폰 통화, 문자 메시지 사용, DMB 시청 및 여성의 경우 화장 등을 들 수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도로교통법에서 음주운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혈중 알콜농도 허용치 0.05% 보다 훨씬 높은 0.08% 수준으로 사고로 인한 중상 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문자 메시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운전자는 약 2초 정도 전방주시를 하지 못하게 되는데, 100km/h로 주행할 경우 이동거리는 약 55m로 축구장 길이(110 m)의 절반 거리를 눈감고 주행하는 것과 같다.

시험은 주행 중 사고 상황을 인지하고 제동을 했다고 가정한 56km/h와 고속운행 중 부주의로 인해 제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를 가정한 80km/h 및 100km/h를 비교분석하는 고정벽 정면충돌 시험으로 실시됐다.

고정벽 정면충돌 시험은 동급의 자동차가 같은 속도로 정면충돌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에 안전띠를 착용한 Hybrid Ⅲ 인체모형을 탑재하고, 에어백은 충격에 따라 정상 작동하도록 했다.

시험 결과 56km/h를 기준으로 80km/h와 100km/h의 속도비 및 운동에너지를 비교하고 이를 다시 충돌속도와 동등한 자유낙하 높이에 대입했을 때, 56km/h는 건물 4층 높이, 80km/h는 8층 높이, 그리고 100km/h는 13층 높이에서 떨어진 것과 동일한 충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면충돌 시험결과 56km/h를 기준으로 80km/h와 100km/h의 속도비는 각각 1.43배, 1.79배 늘어났고, 운동 에너지는 충돌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각각 2.04배, 3.19배 늘어났다.

충돌로 인한 차체 감가속도는 56km/h에서 56.5g, 100km/h에서 97.0g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0.1초 이내의 매우 짧은 시간에 중력의 56.5배∼97.0배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급제동으로 인한 차체 감가속도는 0.7g 정도이며, 전투기 조종사가 훈련 시 받게 되는 가속도가 9g 정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충격량임을 알 수 있다.

충돌 사고로 인해 차체는 찌그러지더라도 탑승공간은 변형되지 않고 캡슐형태로 유지되어야 탑승객을 보호할 수 있는데, 실험 결과 56km/h에서는 방화벽이나 계기판넬이 거의 밀려들어오지 않았으나 80km/h에서는 방화벽이 약 80∼140㎜ 밀려들어와 운전자의 발에 상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고, 100km/h에서는 방화벽이 약 237 ∼ 305㎜ 밀려들어와 신체상해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상해에 가장 영향이 큰 머리상해치는 56km/h에서는 500 이하로 중상가능성이 3%대로 매우 낮으나 100km/h에서는 4,600 이상으로 중상가능성이 99.9%대로 매우 높아져 사망 수준에 이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슴상해치 역시 56km/h에서는 43g 이내로 중상가능성이 7%대로 매우 낮으나 100km/h에서는 160g 이상으로 중상가능성이 99.7%대로 매우 높아져 사망 수준에 이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규칙 제102조에는 48km/h 정면충돌 시험 시 머리상해치(HIC: Head Injury Criteria)는 1,000 이하, 가슴상해치는 60g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속 주행 중 부주의로 인한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비록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충격량으로 인해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짐을 알 수 있다.

공단 정일영 이사장은 “교통사고로 인한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벨트 및 에어백 등의 차량안전장비 확보, 도로 안전시설 정비 등 여러 가지 노력들이 필요하지만, 운전자 개개인의 안전운전 의식 없이는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하고 “고속주행 중 핸드폰 등의 사용은 소중한 가족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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