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 건설비율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개포 주공 1단지 주민들이 부분임대 도입에 대해서도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원안 그대로 정면 돌파할 것임을 시사했다.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개포주공 1단지와 서울시 간 갈등이 점차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20일 개포 주공 1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5일까지 실시된 ‘부분임대형 아파트 도입’ 설문조사에서 과반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 98%가 반대표를 던졌다. 부분 임대형이란 중대형 아파트 주거공간의 일부를 분리해 독립된 화장실, 현관, 부엌, 방으로 꾸며 임대를 줄 수 있게 설계된 주택을 말한다.

서울시는 늘어나는 1~2인 가구에 맞춰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전세난을 대비하기 위해 부분임대 도입을 권고하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대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부분 임대 수용을 반대하는 개포 1단지 조합원 정모씨는 “초등학생인 아들 교육을 위해 이 지역의 아파트를 샀다”며 “개포 지구는 학군 때문에 대부분 조합원이 젊은 3~4인 가족 중심의 수요가 많은데, 아파트를 뚝 잘라서 낯선 사람들과 같이 살라면 누가 좋아하겠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러차례 무산,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반대 뜻을 명확히 하게 됐다. 지난 1월 추진위 측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설문조사는 일부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부분임대형 아파트에 입주하게 될 조합원들은 소수인데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을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이유였다. 지난달 다시 실시된 설문조사도 조합원들의 저조한 참여로 약 2주간 기간을 연장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그 사이 서울시가 지난 7일 부분임대안을 포함하지 않은 정비계획안을 도계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주민들과 시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결국 과반을 넘긴 설문조사 결과 주민들은 부분임대에 대해 98% 반대의사를 밝혀 시와의 타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1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원안 그대로 도계위 상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개포 지구와 각 단지별로 소형 평형 비율에 대한 조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단지 추진위관계자는 “단지 별로 처한 여건이 달라 일괄적인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소형 평형 비율에 대해 조율이 이뤄지면 사업이 빨리 추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단지별 ‘각개격파’의 일로를 걸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항간에는 추진위 연합회가 해체됐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이는 사실 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자영 기자 @nointerest0/ nointeres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