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위해 잇따라 포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급감 규제 부담으로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고사(枯死)’의 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그런데 막판 증권사의 행태가 가관이다. 투자자 손해는 아랑곳없이 손실을 피하려고 본연의 역할조차 포기하고 있다.
29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 ELW 시장에서 LP(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의 신규 발행은 뚝 끊겼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다. 다음달 12일부터 시행되는 ‘호가 제출 제한’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
3월 호가 제한 규제는 1월 발행분부터 영향권에 들지만, 12월부터 일찌감치 발행은 줄어들고 있다.
12월 도이치증권 IBK투자증권 스탠더드차터드(SC)증권 NH투자증권 등 네 곳이 신규 상장이 없었고, 1월에는 여기에 현대증권 한화증권이 더해졌다. 2월에는 글로벌씨티증권도 합류했다.
거래대금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LW 시장의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2000억원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 2위였다.
하지만 1월에는 9900억원 수준으로 1조원 선이 무너졌고, 2월에는 916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그런데 거래 급감 배경에는 증권사의 ELW 시장 침체 전 막판 수익 챙기기가 있다. 비용요인인 LP 역할을 하지 않는 방식이다. 발행도 줄어드는데 LP도 활동하지 않다보니 거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는 태도를 취하자 투자자가 포지션 청산에 나서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든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4분기 거래소의 LP 종합평가 결과는 참담하다. A등급 증권사는 아예 없고, F등급 증권사가 무더기로 4곳이나 됐다. 전분기 F등급이 한 곳도 없고, A등급 증권사도 1곳 있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LP가 유동성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뒤집어보면 자사 수익만 올리고 투자자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못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호가 제출 제한 전 시행된 증거금 1500만원 제도도 오히려 돈있는 스캘퍼의 진입만 북돋우고 개인투자자를 배제하는 상황이 빚어진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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