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한 ‘슈퍼 팩’(Super Pac)은 21일(현지시간) 외국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이 기부된 사실을 파악하고 곧바로 반환했다고 발표했다.

‘레드, 화이트, 블루’란 이름의 슈퍼팩의 스튜어트 로이 대변인은 이날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증권회사로부터 받은 기부금 5만달러가 미국법에 위배돼 바로 되돌려줬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대법원 판결로 무제한적인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슈퍼 팩이 세워지기 시작한 이후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정치자금을 반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 외국기업의 자금이 특정 후보 진영에 유입된 것이 확인된 것도 처음이다.

이 돈은 영국 증권회사 ‘리퀴드 캐피털 마켓’이 슈퍼팩에 기부한 것이다. 이 정치자금은 외국기업의 계좌에서 인출돼 이 슈퍼팩으로 전달된 것이어서 불법 소지가 높았다.

현행 미국 법은 외국 기업이나 개인, 정부가 미국내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미 연방대법원이 기업이나 노동조합이 특정후보를 지원하기위해 지출하는 광고와 홍보비에 제한을 둘 수 없다고 판결하자 외국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금권선거를 우려하며 “슈퍼팩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미국 선거가 미국 국민의 결정이 아닌 강력한 이익집단이나 외국의 자금에 의해 좌우되면 안 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비록 곧바로 반환됐지만 영국계 증권회사가 샌토럼 지지 슈퍼 팩에 이 자금을 전달한 것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슈퍼팩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개인이나 기업의 경우 신분이나 정체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도 거액의 자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돈에 의해 선거가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