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벤츠, BMW, 아우디, 토요타 등 고급 수입차의 가격 거품을 잠재우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의 조사는 자동차와 부품 가격부터 유통 구조, 고객 서비스 현황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19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MBK), BMW코리아,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 한국토요타 등에 조사계획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가격 결정 과정과 신차 가격 현황, 외국과 국내의 판매 가격 차이, 유통 구조 등을 살펴보겠다는 내용으로, 차후에는 부품 가격의 적정성, 일부 수입법인의 지배구조 남용 행위,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여부 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수입차 가격에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지난 7월 한-EU 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졌지만 수입차 가격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비판이 잇달았다.

오히려 MBK는 지난달 1일부터 일부 모델 판매가격을 평균 0.5% 올렸고, BMW코리아도 작년 12월 출시한 신형 528i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약 0.7%오른 가격에 책정했다. 일부 가격을 내린 업체도 있었지만 관세 인하 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외제차 부품도 국산이나 외국보다 월등히 비싸 가격 왜곡의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조사 배경 중 하나다. 작년 보험개발원의 조사결과 외제차 부품비는 국산차보다 6.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외제차의 부품을 교체할 때는 국산차에 비해 ‘목돈’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는 오는 20일까지 이들 회사를 서면 조사한 뒤 곧바로 관계사와 딜러점을 상대로 현장 조사할 착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수입법인과 딜러 간 불공정 거래 관행, 금품 수수 등 업계에서 돌던 소문 전반에 대한 진상 조사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신속히 국내 로펌과 공조해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