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의 미래권력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13일 닷새간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중국 차기지도자의 방미라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 부주석의 이번 방문에서 논의될 현안은 경제, 외교, 군사, 인권 문제 등으로 이 중 경제는 가장 예민한 이슈로 꼽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가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자리를 물려받게될 시 부주석의 이번 방미가 향후 10년간 양국관계의 초석을 다지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규모 구매사절단 동행, 큰 선물보따리 줄 듯=과거 중국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하거나 미국 지도자가 중국을 찾아오면 중국은 크든 작든 ‘선물 보따리’를 안겨줬다.
이번에도 기업가, 정부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중국의 대규모 구매사절단이 시 주석과 동행했다. 이들은 로스엔젤레스(LA)등 미국 각지에서 무역상담회를 열고 그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측은 이번에 항공기, 식량 등의 대규모 수입계약을 체결하고 중국기업들의 미국투자건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간 가장 갈등이 심한 부분은 무역불균형과 무역분쟁 문제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000억 달러에 달했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는 대중(對中) 무역분쟁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계속해서 상대국의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반보조금 조사를 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저평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측은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 기간 중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중국 측은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역불균형이나 무역분쟁은 구조적인 문제여서 근본적인 해결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시 부주석은 미국 측에게 ‘성의’를 보이고 해법을 찾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원칙적인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시 부주석은 중국이 1조1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미국에 대해 투자자 이익보호 등 채무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양국간 더 깊은 경제·무역 협력이 양국은 물론 세계경제 회복에도 큰 힘이 될 것올 기대하고 있다. 잉줘화(英卓華) 세계은행 부행장은 13일 원후이바오(文匯報)에서 “중미 양국은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으로 두 국가의 이익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면서 “경제와 무역은 물론 재정·화폐 정책,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지도자’ 역량 시험대=시 부주석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면서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중국의 이익을 지켰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시 부주석의 방미에서 다뤄질 양국 현안은 경제뿐만 아니라 이란 및 시리아 사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양국간의 군사적 경쟁, 김정은 북한체제 출범 이후 북한 핵 문제, 그리고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권문제 정치개혁 티베트문제 등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부주석은 이런 문제를 놓고 미국과 조화로운 모습을 연출하는 데 힘을 쏟겠지만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외교가는 이번 방미의 최대 목적이 미국과의 신뢰관계 조성인 만큼 미국과의 충돌은 최대한 피할려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고개를 숙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이번 방미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향후 권력교체 구도 속에서도 더욱 유리한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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