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들의 초상(Portraits de levres)

여성의 성기를 크게 찍은 사진들을 보고 싶어하는 우리네 욕망은 늘 욕구불만을 낳는다. ‘또 다른 얼굴’을 보고자 하기 때문일까? ‘음부의 초상들’이란 제목의 기념비적인 책이 출간되면서 이러한 욕구불만은 부분적으로 해소됐다. 마침내 여성들의 음부와 그에 어울리는 미소를 우리가 감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27세의 미국 출신의 여성 프래니 아담스(Frannie Adams)는 여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때로는 그녀들의 음부를 찍는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로이스출판사를 통해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사진들을 책으로 출간했다. 책은 여성들의 얼굴과 음부 사진을 함께 배치하고 있다.

성기와 얼굴 사이의 시각적 대화를 매혹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사람들은 입과 눈썹, 덮개의 굴곡과 소음순 가장자리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서로 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려 애쓴다. 단지 얼굴을 관찰하면서 여성의 음부가 무엇과 닮았는지 상상해 보는 것이 가능할까?

음부를 바라보면서 여성의 얼굴을 상상해 보는 방식은? 프래니 아담스는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나는 1년 전부터 두 장으로 구성된 초상화를 찍기 시작했어요. 여성들이 치마를 벗을 때 나는 늘 당황스럽습니다.

매번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일부 사람이 성기와 얼굴 간의 상관관계를 설정하기도 하고, 심리학자들이 얼굴 표정을 읽어내듯이 날카롭게 음부의 특징을 ‘읽어내는 데’ 성공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 방식을 택하지는 않아요.”

이 역사적인 책을 위해 기꺼이 포즈를 취해준 모델들은 보통 ‘소심하지만 몸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프래니는 평가한다. “일부 여성은 노출증에 걸린 듯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녀들이 프래니의 작업을 좋아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녀들의 성기가 흥분하고 있는 모습이 맨눈으로도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플래시 때문에 대부분의 성기들은 번들거리는 형상인데, 축축한 점막은 방긋이 벌어진 틈 속에서 때때로 방울이 맺힌 액체를 가볍게 분비하고 있다. “그 어떤 조작도 없었다”고 프래니는 보장한다. “젤을 바르지도, 윤활제를 쓰지도 않았어요.

모델들이 흥분한 것이지요. 사진을 찍는 동안 이런 일은 자주 벌어집니다. 큰 사이즈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내가 아주 가까이 접근하거든요. 내가 그들의 열기와 냄새를 느끼고, 내가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들도 느낍니다. 진정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거지요.”

프래니는 오직 얼굴을 보고 모델들을 선택했다. “출신 성분이 다양하고 아름다우며 진실한 모습이 필요했습니다. 말라 비틀어진 모델들이 아니라 진짜 여성들을 원했습니다. 나이는 18세부터 25세 사이였어요.” 놀랍게도 얼굴 역시 성기 만큼이나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입술과 클리토리스 모습이 다양했던 것이다. 마치 성기들로 노아의 방주를 채운 모습이었다. 각 여성은 상이한 음부를 표상하고 있었다.

미미한 표시나 경사, 혹은 자물쇠와 닮아 있는 신중한 형태의 음부들이 있는가 하면 마치 모든 돛을 내펼친 선박 처럼 화려한 음부들도 있었다. 또 마법의 버섯처럼 부속물 및 소용돌이 형상을 부각시킨 예술적 형태의 음부도 존재했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그건 아마 “각 음부는 유일하다! 차이 만세!”가 될 것이다. 프래니 아담스는 다음과 같이 확신한다. “여성은 자연의 모든 피조물 중 가장 완벽한 작품입니다.” 미국인 입장에서 그녀는 여성이 자기 몸을 ‘전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나체가 훨씬 더 터부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 책을 공중위생을 위한 작업으로 삼고 있다.

우리 프랑스인들은 제라르 즈방(Gérard Zwang)을 내세울 수 있다. 자유주의적 성향의 성의학자인 그는 1967년에 ‘여성의 성기’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큰 반향을 낳았다. 책 속에는 사진 대신 상세한 크로키들이 들어 있다. 작은 혁명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정확한 해부학적 묘사를 시도한 최초의 저서였습니다.

” 20년이 지난 후 제라르 즈방은 ‘여성의 성기 지도’라는 책을 다시 출간했다. 책에는 여성의 성기를 찍은 150장의 사진이 들어 있는데, 각 사진에는 사랑스런 언어로 성기를 묘사하는 글이 첨부되어 있다.

인체의 이 기관은 그 모습이 너무나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거울을 통해 자기 성기를 바라보는 수고를 치르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점을 제라르 즈방은 통렬히 비판한다. 2001년 자신이 출간한 저서인 ‘음부예찬’을 통해 제라르 즈방의 격렬한 비난은 이어진다.

“여성 음부의 외양이 500만년, 700만년의 인류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도대체 얼마나 더 반복해 말해야 합니까? (…) 여자의 음부는 인간의 조국입니다.” 하지만 수컷들이 자신의 동족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구사하고 남용해대는 여성 음부와 관련한 수치스런 표현, 무수한 욕들이 존재한다. 이런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라니! 이런 모순된 모습이라니!

프래니 아담스의 ‘음부의 초상들(Pussy portraits)’은 로이스출판사에 의해 간행됐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