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씻어주는 비누’(Le savon qui lave les peches)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저지르기 이전이나 이후에 사람들은 비누로 손을 씻는 경향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당신의 죄를 씻으세요’라는 비누가 당신의 의식을 정화하고,죄의 모든 흔적을 제거해준다.
블루 큐(Blue Q)라는 미국 회사가 만들어낸 이 제품은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데, 가장 타락한 이들조차 눈보다 더 희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도발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 비누는 익살스러운 뷰티 제품 리스트에 올라가있다.
제품들 중에는 당신을 즉시 호모섹슈얼로 변모시키는 멘톨 스프레이도 들어 있다. ‘게이처럼 말하기’ 위해서는 입속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으로 족하다. 설명서에 따르면, 이 스프레이는 품위를 높여주기 위해 과학적으로 고안됐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 예쁘게 보이기’란 이름의 욕조용 거품도 있다.
포장지에는 음탕한 욕조를 채운물 위를 걸어가는 그리스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자위행위를 중단하기’란 이름의 멘톨 껌도 존재한다. “매번 당신이 자위할 때마다 하느님은 한 마리의 새끼고양이를 죽입니다. 그러니 대신 껌을 씹으세요.”
제품들 중 일부는 현대예술계의 스타 중 한 사람인 다나 와이즈(Dana Wyse)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캐나다 출신 예술가인 그녀는 ‘지저스 해드 어 시스터 프로덕션즈(Jesus Had A Sister Productions)’라 불리는 불법 의약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데, 연구소는 기적을 일으킨다는 완전히 정신 나간 환약을 전 세계에 유통시키고 있다.
다나는 수년 전부터 파리에 거주하면서 ‘즉시 처녀성을 되찾기’ ‘남색(男色)을 즐기기’ ‘당신이 탄 비행기 옆자리 사람이 테러리스트인지를 알아내기’란 희한한 이름을가진 캡슐들을 고안해냈다.
브뤼셀, 파리 및 암스테르담의 가장 사치스러운 화랑에서는 ‘즉시 유대교로 개종하기’란 환약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나이 든 랍비와 공부하느라 며칠을 허비하는 것에 비하면 대단히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이해하기’란 환약도 아주 잘 나갑니다. 하지만 효능을 맛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유는 명백하지요. 하루에 한 알씩, 1주일 동안 복용해야 합니다.
반면 ‘즉시 오르가슴을 맛보기’란 환약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기에 단 한 번만 복용하면 됩니다.”라고 다나는 설명한다. 물론 일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절대 삼가야 한다. 촛불을 켠 상태에서 분위기 있는 식사를 즐길 시간이 부족하다면? 분주한 여성 사업가들을 위해서는 ‘신선한 다누아 제품 정액’을 주사기에 넣어 배달하는 자동 인공수정 세트가 존재한다. 다나 덕분에 인생이 정말 쉬워진 느낌이다.
다나는 기적을 일으키는 이 환약들에 대한 특허를 200개 이상 출원했다. 맞춤형 행복 비타민인 셈이다. “사람들은 즉시 해결책을 원합니다. 기다리는 걸 원치 않아요.나는 실존적 고뇌에 ‘패스트푸드’식의 해답을 제공했습니다. 환약들은 질투, 성적 욕구불만, 인간의 불완전성 등 영혼의 해악을 치료합니다.
한 남자가 자기 페니스 크기에 만족하도록 내가 만들 수 있다면 나는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조한 셈이죠.”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캡슐들이 화학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건 그것을 복용하더라도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엄청나게 몸에 좋을 수도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내가 만든 환약들을 진지하게 복용한다는 사실에 나는 늘 놀랍니다.
환자들 중 반 이상이 약을 복용하지요. 15년 전부터 정신분석 치료를받고 있는 한 여성은 내 환약을 단 한 번 복용했는데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약이었는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아요. 나는 환약의 효과를 믿습니다. 사람들이 효능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효능이 정말 있는 거겠지요. 아름답고 강하다고 내가 말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믿어요.”
대부분의 환약은 10유로 정도지만 일부 환약은 예외적으로 비싸다. “‘페니스를 즉시 보다 작게 만들기’ 환약은 아주 비쌉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어요. 30.50유로를 내시면 ‘오럴섹스 실력을 향상시키기’ 환약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약은 당신이 고민할 필요 없이 즉시 목적을 달성하도록 해줍니다.”
이상하게도 약사들은 이 제품들의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 다나는 “반면 그들은 ‘3주만에 젊어지는 크림’을 판매하고 있어요. 이건 내가 한 약속보다 훨씬 더 허무맹랑하죠.”라며 놀라워한다. 어쨌거나 상관없다. 전복적인 성격을 띤 비누와 입을 위로하는 혁명적인 제품들을 통해 다나 와이즈는 약국들에 복수하는 중이다.
“당신의 가장친한 친구를 레즈비언으로 변모시키세요” “당신의 성감대를 즉시 찾아내세요” “정액의맛을 보세요” 등의 슬로건을 내걸면서 자신의 제품들로 섹스 숍, 서점, 약국들을 맹폭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블루 큐’의 기상천외한 제품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