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oge du gros orteil(엄지발가락의 예찬)

그동안 서점에서 볼 수 없었던 조르주 피샤르의 만화 ‘여자수사관’이 작가 사후에 출간됐다. 에로틱하고 무정부주의적인 이 작품 속에서는 발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엄지발가락으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혹시 아시는지?

성관계를 맺는 동안 ‘바빈스키 반사’에 따라 엄지발가락이 확대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때 발가락은 부채꼴 모양, 일부 사람들의 표현에 따르면 ‘제비꽃다발 모양’으로 구부러지고, 벌어지며, 선정적인 모습으로 선다. 만화가 조르주 피샤르(Georges Pichardㆍ1920~2003년)는 엄지발가락을 대단히 사랑한 인물이었다.

1950년대부터 그는 검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속박에 대항하려는 듯 튼튼한 발목을 보유한 여성들의 발을 즐겨 그렸다. 맹렬한 반교권주의자이자 프랑스 성인만화의 선구자이기도 했던 조르주 피샤르는 자유분방한 문학작품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야기를 통해 사제, 법관, 형사, 부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성관계시 바빈스키 반사로 ‘제비꽃다발’ 모양으로 벌어져

그의 만화 속에는 샤비니 드 라 브르토니에르의 ‘수도원의 비너스’, 디드로의 ‘수녀’, 사드의 ‘미덕의 재난’ 등 17, 18세기에 발표된 혁명적인 작품들에 예외 없이 등장하는 철학적ㆍ정치적 비판들이 발견된다.

조르주 피샤르에게 있어 금기는 모든 일탈의 근원이다. 그에 따르면 아야톨라, 사제, 검열인, 보수주의자, 모범가정의 부모들 등 우리의 성생활을 통제하는 폭군들은 종종 어둠 속에서 수치스러운 짓을 가장 먼저 저지르는 부류들이다.

이러한 불공평한 권력에 어떻게 맞설까? 발가락으로! 조르주 피샤르는 땅에 발을 대고 엉덩이는 잉걸불에 대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성의 해방을 부르짖으며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쾌락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다. 아름답고, 강하며, 라인이 환상적인 주인공들은 놀랄 만한 성적 에너지로 늘 승리를 거둔다.

심지어 자신을 괴롭히는 자들로부터도 쾌락을 이끌어낸다. 여주인공을 강간한 인물은 그녀를 타락시키기는커녕 마법의 발을 보유한 식인귀에 의해 정복당하고 만다. 능수능란한 발가락을 이용해 바지를 열고, 두 발가락으로 ‘남자 물건’의 주름을 집으며, 발바닥의 오목한 부분으로 귀두를 관능적으로 누른다.

능수능란하게 움직여 바지 열고…‘남자물건’잡고

미국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풋잡(footjob)’이라 부른다. 손으로 하는 ‘핸드잡(handjob)’ 혹은 입으로 하는 ‘블로잡(blowjob)’의 발 버전이다.

블랑슈 에피파니, 폴레트, 롤리스트립, 가브리엘 드 생-외트로프 그리고 클로랭드 등 조르주 피샤르 작품의 주인공들은 무례한 행동을 즐기며, 모든 금기를 쿵쿵 밟아대면서 강력한 발꿈치로 남자들을 쾌락에 빠뜨린다. 투쟁의 유일한 방식은 ‘발을 들여놓는(prendre son pied)’, 다시 말해 ‘성적 쾌락을 얻는’ 것이다.

프랑스어의 이 미묘한 표현은 두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사이즈가 맞는다면 발은 음경으로도 사용된다. 그걸 ‘풋퍼킹(footfucking)’이라 부른다. 프랑스어로 “모든 관습에 ‘발길질’하다”는 표현도 존재한다.

조르주 피샤르의 마지막 작품 속에서 여주인공 클로랭드의 발은 남자들의 엉덩이를 끊임없이 헤집지만 자신에게 걸맞은 파트너를 찾아내는 경우는 드물다. 강력한 발가락 끝으로 무심히 뚜쟁이를 자극하면서 그녀는 “당신 실력을 감안하건대 별 볼일 없는 당신 물건에 내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해야 할 거야”라고 말한다.

강력한 발꿈치로 무든 금기 쿵쿵 밟아대며 쾌락을 즐겨라

클로랭드는 의문의 실종사건들을 추적하면서 한 지방 유지의 거처를 찾아가게 된다. 지방 유지는 ‘연옥(煉獄)’이라 불리는 장소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납치해 그곳에서 그녀들을 고문하는 데 돈을 퍼붓는 인물이다. 그는 갖가지 방법으로 여성들을 고문하며 고통받는 걸 보면서 즐거워한다. 클로랭드 역시 덫에 걸려들지만 결국 빠져 나오면서 강렬한 쾌감을 맛보게 된다.

‘여자수사관’은 1996년 작품이다. 조르주 피샤르는 이 만화의 표지를 준비하다가 뇌혈관이 터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작품은 조르주 피샤르의 영적 유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타이유(Bataille)가 1929년 12월 쓴 동명의 텍스트인 ‘엄지발가락’만큼이나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발의 형태 때문에 인간이 나무에 사는 원숭이와 구별된다고, 바타이유는 에세이 속에서 주장한다. 인간들의 발가락은 가지런하다. 견고한 기반 덕분에 인간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발기”의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발을 경멸한다.

섹스에 대한 거부, 우리 몸에 대한 증오, 쾌락으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거부와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 다행히도 인간으로서의 의미를 되살려 주는 발가락이 우리에게 있다. 그것들이 없다면 우리가 원숭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디나미트 출판사가 펴낸 ‘여자수사관’의 가격은 14.50유로다.

이미지 = 조르주 피샤르의 ‘여자수사관’(디나미트출판사 펴냄)중에서.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