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현대重 쿠웨이트 가스복합발전소
모랫속 1시간20분 달려 도착
사막속 첨단발전소에 깜짝
입구 중앙통제실 모니터로
9기 설비 상황 한눈에 파악
중동 EPC 거점 확보 기대
中企와 동반진출 성공모델로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 임진년(壬辰年). 기업들은 비상하는 용처럼 하늘을 날고 싶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세계 경기 둔화,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 발목을 잡는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신년을 맞아 찾아본 국내외 산업현장에서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한국경제 재도약에 밑거름이 되려 혼신을 다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경제위기’라는 격랑의 파고 속에서도 뚝심을 잃지 않고 ‘희망’을 향하는 그들을 현장에서 만나봤다.
[쿠웨이트=신소연 기자]쿠웨이트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쿠웨이트만을 따라 북동쪽으로 약 1시간20분을 달리니 모래바람 너머로 사비야 발전소 부지가 어렴풋이 보였다. ‘Welcome to Sabiya CCGT Project(사비야 CCGT 프로젝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첫 여성 방문객을 반갑게 맞았다.
이곳은 현대중공업이 GE와 조인트벤처를 구성, 쿠웨이트 정부기관인 수전력청(Ministry of Electricity and Water)으로부터 수주한 ‘사비야 가스복합발전소’다. 발전설비가 가스터빈 6기와 스팀터빈 3기 등 총 9기가 설치되고, 총 공사금액이 26억달러(약 3조113억원)에 이르는 거대 프로젝트다. 연간 발전용량은 2010MW로, 약 150만 가정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발전소 입구에 있는 분홍색 건물에 들어가자 수십 개의 컴퓨터 모니터와 계기판이 방문객을 맞았다. 이곳은 9기의 발전설비를 관리하는 중앙통제실(CCB)로, 설비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2기의 가스터빈과 1기의 스팀터빈이 한 블록으로 이뤄져 통제실도 3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었다.
한 블록에 가스ㆍ스팀터빈이 모두 있는 것은 이 발전소가 ‘복합발전소’이기 때문이다. 우선 고압의 가스로 가스터빈을 돌려 1차로 전기를 생산한 다음, 여기서 배출되는 700~750도의 연소가스로 물을 데워 스팀으로 터빈을 한 번 더 돌리는 형식이다. 쿠웨이트 정부가 복합발전소를 발주한 것은 바로 전력 소비의 피크타임인 6~8월에 전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가스발전의 경우 가동 후 30분 만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설비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하절기에 사용하기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발전 효율이 25%에 불과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가스발전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해 스팀터빈을 한 번 더 돌리는 방식으로 발전 효율을 70~80%까지 높였다.
지난해 6월 시범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1블록에 가보니 스팀블로잉(Steam Blowing) 작업이 한창이었다. 스팀블로잉이란, 가스터빈의 폐열을 배열회수 보일러(HRSG)로 보내는 가는 배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배관 속으로 고압의 스팀을 보내면 내부의 미세 먼지가 압력에 의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배관과 연결된 HRSG는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제품으로 중국 옌타이공장에서 생산, 조달했다. 스팀블로잉 작업은 한 블록당 약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이르면 2월 말이면 모두 마무리된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 설명이다.
이곳에는 66명의 현대중공업 임직원과 14명의 협력사 엔지니어들이 함께 나와 있다. 대ㆍ중기 동반성장의 성공적인 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비야 발전소 현장 책임자인 성문섭 상무는 “EPC(설계·구매·시공) 각 단계별로 까다로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라마단 기간 중 현지 협력업체들이 오전에만 일을 해 공기를 맞추는 데 애를 먹는 등 중동의 사업 환경은 어느 나라보다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일본도 모두 나가 떨어졌다. 뚝심 있는 한국기업들만이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성 상무는 “중동 EPC 시장에서 한국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추가 수주가 만만치 않지만, 누구나 힘들 것이라고 말했던 사우디 아람코 공사를 마무리했고 마라피크 가스복합발전소와 쿠웨이트 사비야 발전소까지 성공리에 완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장에서 확실한 거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열사의 나라에서 이들이 흘리는 굵은 땀방울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희망을 보는 듯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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