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벗어나려 발버둥쳐도 친구라도 생각했던 동기들에게 노예 취급을 받았고, 무려 39차례에 걸친 폭행에 시달렸다. 그 폭력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은 가해학생들로부터 물고문 협박을 당했고, 전깃줄에 목이 감긴 채 과자 부스러기를 집어먹으라는 잔인한 강요도 당했다.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던 중학생은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자신의 사연을 세상에 알렸다.
학교폭력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온 학교폭력 사례 가운데에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시도를 하거나 폭력으로 인해 장애를 안게 되는 경우도 눈에 띄며 그 심각성과 대책 마련에 초첨이 맞춰지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도 하남시 모 여중에 다니던 A(14)양은 또래 6∼7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충격 때문이었다.
A양이 학교폭력에 시달리게 됐던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 단지 서울에서 이사를 왔다는 이유로 학생들은 A양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발로 배를 걷어찼고 몽둥이로 때리며 구타를 일삼았다. 이 여학생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당시 부회장까지 지냈던 활발하고 똘똘한 학생이었지만 끝도 없는 폭력에 대인기피증은 물론 공간지각력의 장애까지 오게 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재단 측은 A양의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 당시 “A양 어머니가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교장이 바뀌면서 유야무야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 9월말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B(17)양이 같은 급우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시도했다. B양은 심장약을 과다 복용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B양의 피해는 심각했다. 가해학생들은 B양에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고, B양의 머리에 가래침을 뱉는가 하면 학교에서 옷을 벗기는 등의 인신모독성 방법으로 폭행을 이어갔다.
B양의 가족은 가해학생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했으나 학교 측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조사에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양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해 1학년 과정부터 다시 공부할 예정이다.
학교폭력은 비일비재하게 일고 있으나 현재 학교 차원에서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다할 대책도 없는 형편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측도 심각한 학교 폭력이 발생해도 경찰수사는커녕 학교에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한 현실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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