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미얀마를 방문하고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은 베트남을 찾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 원 총리가 다음주 메콩강 유역 국가 정상회의 참석차 미얀마를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원 총리가 완전한 정상방문 형식으로 미얀마를 방문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번 방문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메콩강 개발, 해적퇴치 문제 등 양국간 외교, 군사, 경제관계 등에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 총리의 이번 미얀마 방문은 미얀마와의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중국의 입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읽혀진다.

이달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은 미얀마를 56년 만에 방문, 관계개선에 물꼬를 텃다.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영국의 외무장관들도 곧 미얀마를 찾아 미얀마의 민주화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상은 오는 25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내년 1월 초 미얀마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중국은 미얀마 ‘수성’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미국과 미얀마 간 관계개선은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됐던 미얀마 군사정권을 두둔하면서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에서 기득권을 챙겨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과 미얀마 간 밀월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지난 9월말 미얀마 정부는 중국과 공동으로 이라와디 강에 건설중이던 36억달러 규모의 미트소네 댐 공사를 중지했다. 이로 인해 중국기업들에 큰 손해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부주석은 베트남을 방문한다. 일본 산께이(産經)신문은 시 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3일간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남중국해 문제가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979년 중국과의 국경전쟁 이후 32년만에 처음으로 ‘징병명령’을 발동했고 미국 항공모항의 기항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주도권 확보를 놓고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동남아에서 동시다발적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양국간 ‘파워게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밍바오는 원 총리의 이번 미얀마 방문 일정에는 네팔 방문도 있었으나 네팔 내 망명 티베트족의 항의 및 시위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문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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