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경제정책의 기조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0주년 기념행사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약속했고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선 안정적 성장기조로의 전환 결정이 예상된다.
▶후주석, 무역불균형 해소 약속=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WTO 가입 1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10년전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 개혁ㆍ개방의 핵심적인 사건”이라며 “앞으로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중국은 의도적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추구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 중국이 일부러 위안화 가치를 낮게 가져가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해 이들의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데 동참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수입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은 점점 줄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가 지난 10일 발표한 11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145억달러 흑자를 기록, 전달의 170억달러보다 줄었다. 지난해 10월 무역흑자 규모는 229억달러였다.
이어 후 주석은 “향후 5년동안 중국의 소매판매 규모는 연간 15% 이상 증가해 2015년 32조위안(약 5조달러)에 이르고 중국의 수입 규모는 8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는 무역 상대국에게 엄청난 비지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후 주석은 유럽과 미국을 겨냥해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요구했다. 그는 “유관 국가들이 하루빨리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첨단기술 상품 수출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년 긴축완화 가능성 높아져=중국은 12일부터 사흘간 내년도 통화정책 및 재정운용 방향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한다.
내년도 경제정책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긴축 완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중시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무원 주관의 경제공작회의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9일 후진타오 주석 주재로 당의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에도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경제성장 노력을 지속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미세조정’을 하겠다는 큰 정책방향을 잡았다.
중국이 긴축완화로 돌아서려는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교역상대인 유럽연합과 미국의 경제 위기로 수출마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가 잡힌 것도 긴축완화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4.2% 상승에 그쳐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관련,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12일 사설에서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반드시 변동성이 큰 대외환경과 취약한 국내경기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내년에 유럽의 재정위기를 포함한 대외여건이 악화하면 중국이 경제성장률을 순조롭게 유지하고자 부양책 시행에 더 대담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UBS의 왕타오(汪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급격한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정책안정을 강조하면서도 대외환경 악화에 따른 내부충격을 줄일 수 있는 유연한 정책지원들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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