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EU정상회담 앞두고 재무장관 회동 돌연 취소

EFSF확충 합의가능성 낮아

ECB 후속조치 관련

獨, 성명서 초안 문구에 이의

2차회담 회의론도 확산

“사실상 마지막 담판장…”

“유로 깨지는 건 시간문제”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2차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돌발악재가 터졌다. EU 정상회담 전에 가지려 했던 재무장관회의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전격취소된 것. 이 와중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추가매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26일 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종합대책 합의 여부를 두고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EU 재무회담 전격 취소=EU 재무장관들은 정상회동에 앞서 열기로 했던 회동을 취소했다.

EU 순회의장국인 폴란드의 카츠퍼 크미레프스키 대변인은 “EU 정상들은 당초 26일 열 예정이었던 27개 EU 재무장관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변인은 “국채위기를 막기 위한 종합대책에 관한 논의는 26일 열릴 정상회담에서 계속될 것”이라면서 “재무장관 차원의 추가 논의는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행위는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재정위기 종합대책을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취소한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 뿐이다.

EU는 통상 중요 사안이 있을 경우 정상회담 전날이나 같은 날 오전에 재무장관회의 등 각료급 회의를 열어 왔다.

▶핵심사안 의견절충조차 안돼=EU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도 그랜드플랜의 핵심사안들에 대한 이견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채권은행 손실률(헤어컷) 상향 조정과 은행 자본 확충도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역시 목표치 설정을 차기 유로 재무장관 회담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담은 11월 7일로 예정돼 있다.

FT는 EU 정상회담 성명 초안에 그리스 헤어컷 상향 조정에 관한 언급 대신 그리스 2차 구제 문제를 향후 마무리한다는 문구만 있다고 전했다. EFSF 증액도 기존 4400억유로를 어느 수준까지 높인다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EU 관리를 인용, “회원국간 그랜드플랜에 대한 이견이 크다”면서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10개 EU 회원국은 유럽재정안정기금 재원 확대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은행 자본 확충 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EFSF 재원 확대에 관한 추가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 전체 협상이 다시 헝클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역내 은행 자본 확충이 당초 관측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와중에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상회담 성명서 초안의 문구에 이의를 제기했다. 문제의 문구는 ECB의 후속 조치에 ‘비관행적인 방법’을 포함시킨다는 내용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 조항이 ECB에 더 많은 국채를 매입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 부진한 이탈리아, 유로존 위기 큰 짐=개혁이 지지부진한 이탈리아도 유로존 위기 해결에 큰 짐이 되고 있다. EU는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제2의 그리스’가 되지 않도록 강도높은 개혁을 요구해왔다. 이탈리아는 집권 연정내 마찰로 EU가 개혁의 핵심으로 압박해온 연금제도 손질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AFP통신은 이탈리아의 개혁 여부가 EU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또다른 주요 가늠자라고 설명했다.

EU 정상회담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5일 “EU 정상회담이 사실상 마지막 담판장”이라면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든지 아니면 유로존이 깨지는 꼭지점에 왔다”고 분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유로존이 결국 재정위기를 실질적으로 풀어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로가 깨지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