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놓고 미국에 대해 무역전쟁 가능성을 경고하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까지 중국의 환율정책을 비판하는 데 가세했다. 미국과 중국간 환율문제 갈등이 양국간 무역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국경절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위안화 환율조작 의혹’ 대응법안에 맞서 정부 차원의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4일 “이번 법안은 환율 불균형을 핑계삼아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하려는 시도”라며 “미국은 자국 내 법 제정 수단을 사용해 중국에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쟈칭궈(賈慶國)부원장은 5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에서 “미국은 경제상황이 안좋고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위안화 환율을 희생물로 만들어왔다”면서 “이는 남한테 손해를 끼칠뿐만 아니라 본인한테도 이익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양국간 갈등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무역상대국이 환율을 조작할 경우 합법적인 보복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면서 부터다.

미국의 결정을 비난하는 중국쪽 항의가 쏟아지자 미국측도 반격에 들어갔다. 벤 버냉키 미연준 의장은 4일 워싱턴에서 열린 상하원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중국의 환율정책이 세계경제의 정상적인 회복을 막고있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일정 부분 그런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미 상원의 법안 상정 이후 중국 정부가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 지 몇시간이 채 지나지않아 나온 것이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는 최근 달러화 가치 급등으로 인한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 위협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고 풀이했다.

FT는 신용등급까지 강등당한 미국으로서는 수출을 늘려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하지만 유로존의 재정위기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자 중국의 환율정책이 미국에게 눈엣가시로 비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