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환율전쟁’마저 다시 촉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원이 다음주 의회에서 위안화 환율 조작 대응 법안을 통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법안의 주요 조항은 중국 등 무역 상대국의 통화가 저평가된 경우 미국 상무부가 이를 무역법상의 정부 보조금으로 보고, 해당 국가 제품에 상계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무역 정책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위안화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재점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상원의 의사일정을 결정하는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지난 26일 언론과의 만남에서 “중국과의 무역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안 통과를) 더는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공화와 민주 양당이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환율 대응 법안과 국제 환율 갈등은 올 들어 잠잠해졌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와 미국의 실업률이 고조되면서 다시 전면부로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브라질도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법안을 수정해 환율 저평가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미국 의회와 비슷한 제안을 한 바 있다.

미국 외교관계협회 수석 연구원 테드 알덴은 “여러 국가에서 환율 관련 무역 조치를 취하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대응 법안은 하원의 공화당 일부 의원의 반대가 있긴 하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법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때문에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도 반대 입장을 견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구속력이 없는 투표에서 이와 비슷한 입법을 지지한 바 있다.

미 백악관은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해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정계 관리자는 “어떤 법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에 올라왔다는 것은 미 의회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은 것이므로 대통령도 부결하기 힘들 것”이라며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3%, 중국 정부가 2년 만에 관리변동환율제를 본격적으로 부활한 지난해 6월 이후로는 6.7% 올랐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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