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우로 인해 유충이 서식하는 고인물이 사라지면서 시민들은 ‘모기 없는 여름’을 보냈지만, 먹이를 구하지 못한 벌떼가 이달 말부터 집중적으로 도심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돼 그 피해가 우려된다.
23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서울지역에서 벌떼가 시민에게 피해를 줘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총 1만2698건으로 이 중 79.4%가 7∼9월에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7월(513건)에는 지난해 같은 달(978건)보다 출동 건수가 47.5%나 줄었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폭우로 벌떼 출현 시기가 다소 늦어져 8월 하순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는 벌의 공격성과 침의 독성이 1년 중 가장 강한 시기여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호박벌 등 꿀벌류는 공격을 받지 않는 이상 사람에게 먼저 침을 쏘는 경우가 없지만, 말벌이나 털보말벌, 땅벌 등은 공격적인 특성이 있는데다 독의 양이 일반 벌의 15배에 달해 한 번만 쏘여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벌떼 출현이 증가된 이유로는 도시가 광역화되면서 서식처가 파괴되고 벌들의 습성상 온도가 높은 도심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자연히 번식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도심지에 녹지가 잘 보존되면서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해 벌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119 구조출동 현황을 보면, 2007년 2062건에서 2008년 2381건, 2009년 3199건, 2010년 5056건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시 외곽 및 북한, 도봉, 관악산이 있는 은평구(1494건), 관악구(992건) 등이 중구(197건), 영등포구(152건)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발생장소는 주택 44.7%(5674건), 아파트 13.8%(1758건), 학교 6.5%(822건) 순이었다.
우기가 끝나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도심으로 옮겨온 말벌이 집중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 소방재난본부는 다음달 말까지 ‘도심 벌떼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재난본부는 벌떼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 밝고 화려한 계통의 옷을 피하고,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벌이 스스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릴 것을 제안했다. 또한 벌에 쏘였을 때는 얼음찜질로 통증과 가려움을 가라앉히고, 항히스타민제 등 해독제를 준비하는 한편, 알레르기 보유자나 노약자는 즉시 119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여름밤을 설치게 했던 모기는 폭우로 자취를 감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10개 지점에서 채집한 모기는 1242마리로, 작년 같은 기간 채집된 모기 2856마리의 55.4% 수준에 그쳤다. 물웅덩이 등 모기의 서식지와 유충이 빗물에 휩쓸려 모기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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